알리익스프레스

 중국계 글로벌 전자상거래(e-커머스) 플랫폼인 알리익스프레스를 통한 수출길이 활짝 열린다. 


알리익스프레스가 전 세계 1억 명 이상의 소비자들을 상대로 판매를 하고 있어 특히 중소기업들과 소상공인, 개인 셀러 등에게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알리바바그룹 계열 알리익스프레스는 9월 25일 기자회견을 통해 10월 중 ‘글로벌 셀링 프로그램’을 공식 출범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 알리익스프레스의 한국상품전용관인 ‘케이베뉴(K-Venue)’에 입점한 1만여 판매자들은 곧바로 한국에서는 물론 해외에서도 상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알리익스프레스 측은 우선 미국, 일본, 프랑스, 스페인 4개국을 대상으로 하고 앞으로 점진적으로 판매 국가와 지역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또 판매 상품은 출범 초기 일단 화장품과 패션에 집중하고 이후 식품과 케이팝(K-POP)으로 상품군을 확장할 예정이다.

한국 상품에는 영문으로 ‘Ship from Korea(한국에서 배송된 상품)’라는 라벨을 붙여 해외 소비자들이 한국 상품임을 쉽게 인식하도록 지원한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자사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 세계 1억5000만 명 소비자에게 한국 상품을 소개하는 것을 1차 목표로 하고 나아가 ‘라자다’와 같은 알리바바그룹 산하 다른 이머커스 플랫폼에도 한국 판매자가 진입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5년간 입점·판매 수수료와 보증금을 면제해 중소 판매자의 부담을 최소화하고 한국어 지원, 무료 다국어 번역 시스템 등으로 외국어에 대한 걱정을 덜어줄 계획이다. 

해외 판매 입점과 상품 등록 방식은 현재의 케이베뉴와 같다. 판매자는 해외 판매 조건을 한국과 동일하게 설정할지, 차별화할지 선택할 수 있다. 앞으로는 국가별 자동 가격 설정 기능도 제공할 예정이다.

정산은 상품이 고객에게 배송된 후 15일 이내에 완료되며, 결제는 ‘알리페이 인터내셔널’을 통해 미국 달러화로 진행된다. 글로벌 배송은 한국 우체국이 맡는다.

알리익스프레스는 한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자사의 광범위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해외 시장에 더 쉽게 접근하고 판로를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레이장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대표는 “뛰어난 디자인과 품질을 갖춘 한국 제품을 찾는 소비자 수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한국 판매자의 해외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추고자 글로벌 셀링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이어 “알리바바그룹과 알리익스프레스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한국 브랜드가 전 세계 어디서나 쉽고 편리하게 사업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알리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지난 4년간 알리바바를 매개로 해외에서 발생한 한국 상품 매출은 34조3000억 원에 달한다. 

지난해 기준 알리바바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한국 제품을 구매한 중국 소비자는 약 1억 명으로 추산된다. 다만 이번 글로벌 셀링 프로그램 대상 국가에 중국은 포함되지 않았다. 

알리바바는 새로 출범하는 글로벌 셀링 프로그램을 포함해 한국 제품 매출을 연간 10조 원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한편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해외 소비자가 온라인에서 한국 상품을 구매한 금액은 2014년 6891억 원에서 지난해 1조6972억 원으로 150% 급증했다. 

 

현재 아마존, 쇼피, 쿠팡, G마켓 등도 한국제품의 ‘역직구’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세부 사항

전자상거래 플랫폼 미얀마시장

2010년대부터 글로벌 미디어를 통해 최신 생활방식이 널리 알려지면서 미얀마에서도 소비재 수요가 커지기 시작했다. 


트렌드에 민감한 도시지역 젊은 소비자들이 미디어에 등장하는 미용제품과 패션용품을 먼저 찾기 시작했고 이후에는 일반 주민들 사이에 편의성 높은 일반 소비재 수요가 빠르게 확산됐다. 

특히 동남아시아에 큰 영향을 준 한국 드라마는 미얀마에도 널리 보급돼 화장품을 비롯한 다양한 생활 소비재를 현지에 소개하는 역할을 했다.

반면 늘어난 소비 수요에 따라 다양한 상품을 공급할 수 있는 유통채널은 충분하지 못했다. 

실제로 미얀마에서는 경제 개방 이전만 해도 현대적인 방식의 상품 거래가 발달하지 못해 소비재 대부분이 전통 시장을 통해 공급됐다. 

선진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형 마트와 도소매 체인은 양곤, 만달레이 등 일부 도시지역에만 존재했으며 그 수와 규모도 다른 나라에 비해 적었다. 패션용품, 화장품, 미용제품, 전자제품 등 전문 매장이 필요한 상품들도 적절한 유통채널을 찾기 어려웠다.

기존 오프라인 유통망이 새로운 생활 소비재 수요를 해결해주지 못하자 현지 소비자들은 온라인 거래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경제 개방 시기에 본격화된 모바일 통신의 대중화도 인터넷 거래 활성화에 큰 역할을 했다. 

실제로 모바일 기기에 필수인 가입자식별모듈(SIM)의 판매가는 과거 20만 차트, 약 95달러로 현지의 최저임금과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정부가 통신 보급 활성화를 표방한 2011년부터는 10분의 1 가격인 2만 차트에 공급됐다.

이때부터 자연스럽게 휴대폰 가입자가 급증했으며 전문 유통망을 찾지 못한 패션, 뷰티 상품을 중심으로 온라인 거래가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특히 페이스북을 비롯한 사회공유망서비스(SNS)가 거래 플랫폼으로 폭넓게 활용됐다. 

전문화된 전자상거래 플랫폼들도 하나, 둘 등장했지만 현지인들 사이에 널리 보급돼 있던 SNS들은 확장성을 바탕으로 계속해서 우위를 점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선언된 이후 강력한 봉쇄조치가 단행되자 온라인 거래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이 시기 미얀마의 온라인 마켓플레이스는 젊은 소비자들이 트렌드 상품을 구매하는 곳에서 다양한 생필품을 구입할 수 있는 채널로 의미가 크게 확장됐다.

최근에는 기존 오프라인 유통채널들의 전자상거래 사업 확대, 소셜네트워크 기반 마켓플레이스 고도화, 전문 플랫폼의 서비스 차별화 등이 이뤄지며 미얀마의 온라인 거래 인프라도 한 단계 발전하는 모습이다. 

특히 미얀마 상무부가 지난 7월 발표한 전자상거래 관련 행정규정을 계기로 원시적인 소비자 간 거래(C2C) 형태에 머물렀던 기존 플랫폼들 역시 빠르게 전문화될 전망이다.

다음은 미얀마의 대표적인 온라인 유통채널들.

▲K뷰티하우스 페이스북 캡처

①시티몰 온라인=미얀마를 대표하는 오프라인 유통기업 시티마트가 론칭한 웹사이트와 모바일 기반 거래 플랫폼이다. 

시티마트는 양곤, 만달레이 등 경제 중심지에서도 가장 상권이 좋은 핵심 도심지에 대형 마트를 운영 중인 기업으로, 중산층 소비자들 사이에서 높은 평판을 얻고 있다. 

시티마트는 이런 굳건한 브랜드 인지도와 오프라인 유통망을 바탕으로 전자상거래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KOTRA 인터뷰에 응한 스노우 총괄 책임자도 시티마트가 온라인 시장 개척을 위해 영입한 전자상거래 전문가다.

시티몰은 거대 오프라인 유통망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인 만큼 시장 점유율 확대 속도도 매우 빠르다. 

스노우 총괄 책임자는 “시티몰 온라인의 가입 고객 수는 660만 명에 달하며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 횟수는 하루 최대 5000건을 기록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미얀마에서는 아직까지 인터넷 실명제가 시행되고 있지 않아 회원 가입의 상당수와 다운로드가 중복적으로 이뤄졌을 수 있지만 이를 고려하더라도 고객 규모가 다른 플랫폼보다 큰 것으로 추정된다.

시티몰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서비스 대상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스노우 책임자는 “현재 플랫폼 사용자는 대부분 남성으로 파악되고 있으나 적극적인 홍보 덕분에 여성 가입자도 매달 2~3%의 증가율을 나타내고 있다”면서 “아직 모바일 기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을 고객으로 흡수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시티마트의 전자상거래 전담팀은 주민들의 인터넷 사용 수준에 맞는 화면 구성을 위해 연구를 지속하고 있으며 영어가 익숙하지 않은 비도시권 중장년층 소비자를 위해 전체 광고의 94%를 미얀마어로 내보내고 있다.

타 플랫폼과의 서비스 차별화를 위해 오프라인 유통망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특히 도심 곳곳에 있는 매장과 창고를 비롯해 기업이 보유한 다양한 운송수단을 강점으로 삼고 있다. 

대표적인 서비스는 작년 7월부터 시작한 ‘1시간 배달’로, 소비자가 주문한 상품을 가장 가까운 매장이나 창고에서 찾아 빠르게 배송한다.

스노우 책임자는 “모든 배달이 1시간 안에 이뤄지기 때문에 냉동식품이나 아이스크림 같은 상품도 주문이 가능하다. 

또한 서비스 초기에는 시스템의 한계로 배달 가능 지역이 양곤 시내 2개 타운십으로 제한됐지만 현재는 양곤시 23개 타운십과 만달레이시 6개 타운십으로 대폭 확대됐다”고 소개했다. 

참고로 1시간 배송 서비스는 ‘근거리 중심, 집 앞까지 전달’이 목표여서 운송수단으로 자전거가 주로 이용되며 고객의 대량 주문을 처리하는 익일 배송 서비스에는 시티마트가 보유한 트럭이 집중 투입되고 있다.

시티몰 온라인은 기존 오프라인 매장과 연계한 마케팅도 활발하게 펼치는 중이다. 

특히 오프라인 매장에 바로 입점하기 어려운 신흥 브랜드나 신제품, 중소기업 상품들은 시티몰에서 먼저 인지도를 확보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시티마트도 시장성을 판단하기 위해 해당 제품의 온라인 판매실적을 기초 자료로 삼는 등 전자상거래 공간을 테스트베드로 활용하고 있다.

시티몰은 자국 중소기업의 적극적인 시장 진출을 위한 컨설팅도 제공 중이다. 

스노우는 “미얀마 중소기업들은 모바일 기기나 플랫폼 사용 역량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전자상거래 시장에 대한 이해도 부족하다”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기술 교육은 물론 브랜딩, 마케팅, 고객관계관리(CRM) 관련 컨설팅도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②K뷰티하우스=상호에 나타난 것처럼 한국 화장품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쇼핑몰이다. 

2010년 초반 등장했던 많은 페이스북 기반 상거래 업체 중 가장 성공한 기업으로, 현재는 오프라인 유통망에도 진출했다.

회사 소개 인터뷰에 응한 니니륀 대표는 “우리도 다른 소기업들처럼 SNS를 기반으로 창업해 지속적인 서비스 고도화로 큰 성장을 이뤘다”며 “메이크업 제품이나 립스틱을 구매하기 전 직접 써보기를 원하는 소비자가 많다는 점에 착안해 오프라인 매장 오픈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프라인 유통채널의 운영 또한 성공적이어서 첫 번째 매장을 양곤 시내에 개점하고 1년 만에 2호점을 오픈했으며 현재 양곤 3개, 만달레이 1개 등 총 4곳에 전문 샵을 운영하는 온오프라인 복합 쇼핑몰로 거듭났다”고 강조했다.

K뷰티하우스는 온라인 마켓플레이스와 오프라인 유통채널 간의 시너지도 적절하게 활용하고 있다. 

닌닌륀 대표는 “새롭게 소개되는 제품은 온라인 채널을 통해 적극 홍보하고 있으며 체험 후 구매가 이뤄지는 상품은 오프라인에서 집중 판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미얀마가 우기에 접어드는 7~8월에는 소비자들의 외부 활동이 줄어들기 때문에 온라인 판매망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유연하게 대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회사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5만 차트 이상을 구매한 고객에게는 상품가격의 10%를 할인해주는 회원카드를 발급하고 이를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유행이 다소 지난 재고 상품도 온라인의 ‘계절별 특별 세일’을 통해 공급한다.

현재 K뷰티하우스는 오프라인 직접 판매의 비중이 온라인 거래 규모를 넘어선 상태로, 매출의 70%가 매장에서 나오고 있다. 

다만 소비자들의 실제 구매는 매장에서 이뤄지더라도 핵심 마케팅은 여전히 온라인 채널이 유용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K뷰티하우스는 소셜네트워크에서 출발한 전자상거래 기업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로 모바일 서비스 확산 시기 여러 소기업이 소셜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창업했으나 대부분 시장과 상품에 대한 안목 부족, 부실한 고객 서비스 등 한계점을 노출하며 성장이 정체되거나 사라졌다. 

반면 K뷰티하우스는 전문 매장에서 쉽게 찾을 수 없거나 품질에 비해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한국의 뷰티 상품을 집중적으로 발굴하고 이를 온라인 채널을 통해 현지에 소개했다. 

미얀마 소비자들도 K뷰티하우스를 ‘트렌디하고 새로운 K-브랜드를 접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인식하고 있다.

③샵닷컴=앞서 소개한 2개 기업과 달리 전자상거래 전문 플랫폼으로 출발했다. 

특히 기존 유통망을 바탕으로 하거나 직접 제품을 판매하는 형태가 아닌 입점 기업을 위한 온라인 판매공간 제공을 주력으로 하는 순수 온라인 마켓플레이스다. 

또한 중국 알리바바의 투자를 바탕으로 사업망을 확장 중인 선도적인 플랫폼이기도 하다.

샵닷컴은 협력 기업 수와 서비스 규모가 거대하다. 

샵닷컵의 마켓플레이스 총괄 책임자 눼니아웅은 “우리 앱 사용 고객이 170만 명에 이르며 온라인에 입점한 판매 기업도 5000개가 넘는다”고 전했다. 

그는 “기존 오프라인 판매자들은 샵닷컴의 온라인 트래픽 규모가 매장 방문자 수를 몇 배 이상 압도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자사 플랫폼이 갖는 마케팅 측면의 강점이 기업들의 온라인 입점 수요를 이끌고 있음을 시사했다.

샵닷컴은 입점 기업을 위한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눼니아웅 책임자는 “우리는 입점 기업을 ‘비즈니스’, ‘중소기업과 리테일’, ‘프로덕션 아이템’ 3개 카테고리로 나눠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선 비즈니스 등급은 샵닷컴이 입점을 권유하는 핵심 브랜드로 구성된다. 

이를 위해 샵닷컴의 인지도 유지에 필수적이라고 판단하는 품목별 대표 브랜드를 매년 300~400여 개 정하고 이를 ‘머스트해브샵(Must have Shop)’으로 명명한 뒤 입점 현황 점검과 유치 활동을 전개한다. 

‘중소기업과 리테일’ 등급은 현지 시장에 새롭게 소개되는 브랜드로 구성되며 샵닷컴의 지속적인 마케팅 관리와 판매현황 모니터링을 받는다. 

또한 영리 실현이 주목적이 아닌 사회적 기업들을 위해 ‘프로덕션 아이템’ 등급을 두고 입점을 지원하고 있다.

물류 시스템 또한 충실하다. 샵닷컴은 미얀마의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중에서는 드물게 자체 창고를 두고 당일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양곤 무역관 제공 

세부 사항

물연구로 인류 건강증진에 공헌

44년.’ 

 
김영귀 KYK김영귀환원수 대표가 올해까지 물(水)을 연구한 기간이다. 김 대표에게 ‘물박사’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니는 이유다. 
 
김 대표는 이런 애칭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수십 년 전부터 들어와서다. 자부심도 크다. 
 
“물 분야에서 학술과 기술을 모두 겸비한 인물은 많지 않다”고 김 대표는 밝혔다.
 

 
●왜 ‘물’인가 = 김 대표는 ‘보릿고개’란 단어를 꺼냈다. 
 
“어려서 보릿고개를 자주 경험했습니다. 제가 크면 배고팠던 서러움을 해결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성인이 되고 나니 배고픔보다도 당뇨·고혈압 등 성인병이 심각해졌습니다. 그때부터 성인병을 고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성인병을 고치는 게 왜 어려울까. 서양의학·한의학으로는 왜 해결이 안 될까. 제 연구결과, 이는 자연의 섭리를 거슬렀기 때문입니다.”
 
김 대표가 자연 의학에 심취하게 된 계기다. 이때가 1970년대 말. 김 대표는 대표적인 장수촌 마을 사람들을 조사했다. 
 
공통점은 ‘물’이었다. 공기 좋은데 살고, 좋은 음식을 먹는 사람들은 많지만, 장수촌 마을에는 유독 물이 좋았다. 그래서 찾아 나선 게 ‘깨끗한 물’이다.
 
●청정 이슬물 개발했지만 = 김 대표는 청정한 지역의 잎사귀에 붙어 있는 ‘이슬물’ 구현에 나섰다. 
 
이를 위해 1980년대 초반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 미국에서 역삼투압 장치를 구했다. 그리고 증류수 물을 끓였다가 식히는 과정을 거쳐 초순수물을 만들었다. 
 
그리고 효용성에 대해 실험했다. 대상은 콩나물. 초순수물로 콩나물을 키우면 매우 잘 자랄 것으로 기대했다. 
 
결과는 딴판이었다. 콩나물은 빠르게 자랐지만 줄기가 가늘고 힘이 없었다. 이 물에 쇠를 담갔더니 곧 녹이 슬었다. 
 
김 대표는 깨달았다. 초순수물은 실험용이나 산업용수에 적합하지 식물이나 사람에는 맞지 않다는 것이다. 
 
그다음에 찾은 것이 기능성 물이다. 논문을 뒤졌다. 그래서 찾아낸 것이 환원력 에너지 구현을 위한 물 분자(H₂O) 분리다. 
 
즉 수소(H)와 산소(O)를 떼어내는 작업이다. 이를 통해 개발한 물이 환원력 에너지가 있는 알칼리성 물 즉, ‘알칼리 환원수’다.
 
●입소문으로 확산 = KYK김영귀환원수가 알칼리 이온수를 처음 출시한 것은 1990년대 말이다. 
 
당시 개인사업자였던 김 대표는 “제대로 마케팅을 하지 못하다 보니 우리 제품을 정수기의 일종으로 봤다”며 판매에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시장은 서서히 움직였다. 2000년대 들어 알칼리 이온수가 몸에 좋다는 입소문과 함께 판매가 늘기 시작했다. 
 
김 대표는 “저를 믿고 꾸준히 이용한 사람들이 실제로 체감했고, 주변에 제품을 소개하면서 판매가 늘었다”고 말했다.
 
어느 정도 자리를 잡던 회사는 2005년 크게 흔들렸다. TV뉴스에 알칼리 이온수를 먹으면 위암에 걸릴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온 것. 몇 개 있던 알칼리 이온수 업체들이 모두 폐업 위기에 놓였다. 
 
김 대표는 정면승부를 택했다. 신문에 ‘사실이 아니다’는 전면광고를 냈다. 그리고 정부 및 학계와 치열하게 싸웠다. 
 
김 대표는 “과학적인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알칼리 이온수가 어떻게 다른지 토론하고 논쟁했다”며 “결국 2008년에 알칼리 이온수기에 대한 식약처 허가를 받아냈다”고 말했다. 
 
KYK김영귀환원수의 알칼리 이온수기가 의료기기로 인정을 받은 것이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TV홈쇼핑에 진출했다. 기대 이상의 판매를 기록했지만, 홈쇼핑 측의 렌탈 제안에 현금 흐름에 어려움을 겪었고, 방송을 중단하는 우여곡절을 경험했다. 
 
김 대표는 “첫 방송에서 1시간에 1000대 이상 주문을 받는 등 호평을 받았다”며 “당시 은행에서 자금을 빌리기로 했는데 담당자가 갑자기 타지점으로 옮겨가는 바람에 대출이 막혀 방송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안타까워했다.
 
▲김영귀 KYK김영귀환원수 대표는 1970년대 말부터 장수촌 마을의 공통점으로 ‘물’이 있다고 보고 이에 대한 연구에 매진했다. 사진은 김영귀 대표(왼쪽에서 두 번째)가 연구진들과 대화하는 모습. [사진=KYK김영귀환원수]
 
▲김영귀 KYK김영귀환원수 대표는 40년 넘게 물을 연구한 ‘물박사’로 세계 발명대회에서 16개의 상을 받았다. 사진은 2015년 홍콩 국제혁신기술박람회 그랑프리상 수상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김영귀 대표 [사진=KYK김영귀환원수]

 
●러시아에서 4시간 넘게 질문 받아 = KYK김영귀환원수의 알칼리 이온수기는 2008년부터 해외 시장에 진출했다. 처음에는 무역상을 통해 미국을 시작으로 하나둘 해외로 나갔다. 
 
가장 큰 반응을 보인 곳은 러시아였다. 한 달에 800대가량이 팔려나가기도 했다. 현지에서의 흥미로운 에피소드도 전했다. 
 
“러시아측 초청으로 현지에 강연을 하러 갔었는데, 2시간 일정이 질문이 쏟아지면서 6시간 동안 늘어났습니다. 상품의 원리를 비롯해 궁금증에 대해 수많은 질문을 받았죠.”
 
회사는 환원수의 우수성을 입증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국제발명대회 출품이 대표적이다. 해외에서 받은 상이 16개에 달한다. 
 
“2010년 독일국제발명대회에 두개의 특허를 출품했는데 모두 금메달을 받았습니다. 당시 독일 기술력을 대단히 높이 봤었는데 한국의 이름 없는 회사의 기술을 인정해줘 큰 자부심을 갖게 됐습니다.”
 
2014년에는 서울대 임상연구윤리심의위원회(IRB) 승인을 통한 임상도 마쳤다. 
 
김 대표는 “물의 우수성을 강조하다 보니 장사꾼 소리를 많이 들었다. 의심을 많이 받아서 의학적으로 입증해야겠다고 결심해 서울대 IRB 승인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의약품도 아닌 물로 서울대 IRB 임상을 받는 것은 매우 어렵다. 저희에게는 역사적인 일”이라고 강조했다.
 
●‘신뢰’ 위해 사명에 이름 두 번 적어 = 회사명의 알파벳 KYK는 개발자이자 대표의 영문 이름 이니셜이다. 사명에 대표 이름이 두 번 들어간 셈이다. 
 
김 대표는 이에 대해 “상품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다. 그만큼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라며 “신은 약속을 지키지 않을지라도 저는 약속을 지킨다는 다짐이다. 그동안 신뢰를 기반으로 우리의 역사는 이어져 왔다”고 힘주어 말했다.
 
회사는 내수와 수출 확대에 함께 나선다. 국내는 가맹점을 늘릴 계획이다. 
 
김 대표는 “일반 물과 우리 알칼리 이온수를 비교하면 완전히 차이가 난다. 현미녹차를 담그면 우리 물이 얼마나 빨리 우러나는지를 알 수 있다. 흡수력이 매우 빠르다”며 “이런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보고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해외는 정부 수출기관과 온라인 마케팅을 통해 협력사를 적극 발굴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인터뷰 도중에도 베트남 바이어의 긴급 요청으로 화상회의를 진행했다.
 
3년 내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제시한 김 대표는 “물을 안 먹고는 못 산다. 그만큼 물은 우리 몸에 중요하다”며 “KYK김영귀환원수가 물 과학 전문 연구로 사람에게 건강을 제공하는 회사로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영귀 대표가 꼽는 김영귀 알칼리 환원수가 해외에서 통할 3가지 이유]
 
1. 국제 의학을 통한 검증
 
2. 44년간 물 과학 연구 결과물
 


3. 이름을 사명에 걸 정도로 책임·신뢰 

세부 사항

K 뷰티의 인도시장

인도 화장품 시장은 소비자 선호도 변화, 구매력 상승, 개인 그루밍 대한 관심 제고 등으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현지 브랜드와 수입 제품 모두 시장을 넓혀가는 상황에서 K-뷰티 제품은 합리적인 가격과 혁신적인 솔루션으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팽창하는 시장, 늘어나는 수입 제품=인도의 뷰티 및 퍼스널케어 시장 규모는 2022년 263억 달러를 기록했고 작년부터 연평균 6.5% 성장해 2028년에는 38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다양한 제품 개발, 천연 및 유기농 제품 수요 증가,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보급이 시장을 이끄는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수입시장의 경우 2020년 1억4000만 달러에서 2022년에는 4억4000만 달러로 3배 이상 커졌다. 국가별로는 중국 중심에서 최근에는 영국이 급부상했다. 한국 제품의 수입시장 점유율은 7~9%를 유지하고 있으며 금액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인도 화장품 시장의 주요 동향 중 하나는 온라인 판매의 급증이다.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편리함, 폭넓은 제품 선택권, 매력적인 할인 혜택 등으로 소비자들의 온라인 화장품 구매가 늘고 있다. 이런 추세는 디지털 기기의 보급 확대, 활용성 증대 및 인터넷 접근성 개선 등으로 계속될 전망이다.
 
인도의 남성 그루밍 부문은 최근 몇 년 동안 크게 성장했다. 남성들이 개인 그루밍에 관심을 보이면서 면도 크림이나 데오도란트 같은 기본 필수품 이상의 제품을 찾고 있다. 이에 따라 전용 그루밍 브랜드가 등장하고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는 등 시장이 확장되고 있다.
 
인도 소비자들은 자신의 특정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개인화된 맞춤형 화장품을 찾고 있다. 화장품 업체들은 이에 따라 맞춤형 스킨케어 요법과 메이크업 팔레트, 파운데이션의 색상 매칭 기술 등을 선보이고 있다.
 
수입 화장품 수요는 최근 몇 년 동안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급격하게 커지고 있다. 인도 소비자들은 품질, 혁신성, 다양한 제품군으로 유명한 해외 브랜드에 점점 더 매력을 느끼고 있다. 수입 화장품은 독특한 성분 조합, 첨단 기술, 우수한 포장 등으로 고품질 뷰티 제품을 찾는 인도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인도 동부와 북동부 지역은 글로벌 뷰티 트렌드와 제품에 대한 욕구가 증가하면서 소비자 선호도가 변하고 있다. 소셜 미디어의 영향, 패션에 대한 인식, 글로벌 뷰티 표준에 대한 노출이 이 지역에서 수입 화장품 수요를 촉진하고 있다.
 
건강에 대한 인식과 환경에 대한 관심으로 천연 및 유기농 화장품 선호도 역시 높다. 유해한 화학성분이 없는 천연, 허브 성분이 함유된 제품이 인기다.
 
◆K-뷰티의 선전=K-뷰티는 인도 북동부와 뉴델리, 뭄바이, 콜카타, 방갈로르 등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진출하고 있다. 이니스프리는 인도 전역으로 활동 범위를 넓히며 새로운 오프라인 매장을 계획하고 있다. 한국 화장품의 인기는 제품에 그치지 않는다. ‘11단계 루틴’ 등 한국의 뷰티 관리법이 도입되기 시작했다.
 
인도 소비자들은 고품질 원료와 첨단 스킨케어 기술을 갖춘 한국 뷰티 제품에 관심이 많다. K-뷰티 브랜드는 수분 공급, 미백, 안티에이징 등 다양한 피부 고민을 겨냥한 폭넓은 제품군으로 유명하다.
 
K-뷰티는 스킨케어 제품을 넘어 인도에서 한국 메이크업과 뷰티 트렌드가 주목받으면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자연스러운 피부 표현과 선명한 색상이 특징인 한국 메이크업 스타일은 신선하고 젊은 외모를 추구하는 인도 소비자들에게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디지털은 한국 뷰티 브랜드 전략의 핵심 요소로 평가된다. 인도 시장에 진출하는 브랜드들은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동시에 공략하는 방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일부 한국 뷰티 브랜드는 인도의 뷰티 플랫폼 나이카인디아를 통해 스킨케어 매출을 늘리고 있다.
 
인도 소비자들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밝은 피부 톤을 선호하며 두 시장 모두 미백 기능을 갖춘 제품이 많다. 인도에서는 외모를 바꾸거나 결점을 감추기 위해 화장을 하기보다 좋은 피부와 자연스러운 모습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아유르베다 의학 등 고대 전통을 바탕으로 한 고유의 뷰티 문화가 있지만 K-뷰티 방식은 여전히 인도 소비자들에게 공감을 얻고 있다.
 
인도 북동부는 한국 화장품 수용도가 높고 인도 본토에 진출하기 훨씬 전부터 한류에 노출돼 있었다. 인도 북동부 지역 K-뷰티 제품의 온라인 판매는 뭄바이에 본사를 둔 화장품 회사 나이카가 주도하지만 한류의 인기가 높은 북동부의 나가랜드 등지에는 한국 화장품만 전문으로 취급하는 중소 업체도 있다.
 
◆현지 전문가 의견=인도 화장품 업체 퍼플의 마니시 타네자 최고경영자(CEO)는 “몇 년 전 인도에서 세럼이 트렌드가 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당시만 해도 인도는 작은 시장이었다. 구글 검색량을 보면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였다. 
 
토너 역시 5년 전만 해도 인도에서는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날 스킨케어 분야에서 세럼과 토너는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으며 생각보다 훨씬 크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한류가 인도에 본격적으로 유입되면서 K-뷰티 관련 성분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달팽이 점액질이 함유된 세럼을 출시했는데 베스트셀러가 돼 매우 놀랐다. 또 다른 중요한 성분은 발효 쌀뜨물인데 이 성분도 인도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K-뷰티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높은 만큼 인도에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인도는 1인당 소득이 낮아 K-뷰티 제품은 다소 비싸다고 할 수 있다. 많은 인도인이 수입 관세와 기타 비용 때문에 한국 제품을 구매할 여력이 많지 않다. 하지만 앞으로 시장이 커지고 한국 기업들이 인도에서 제조를 시작하면 가격을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인도의 또 다른 화장품 기업 뷰티반인디아의 토이나 키니미 CEO는 “인도 화장품 시장에 많은 국내 브랜드가 등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글로벌, 한국, 인도 등 모든 업체가 효과적인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가격만이 성공의 유일한 결정 요인은 아니며 효능이 성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전 세계에 진출한 한국 뷰티 기업이 인도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생각한다. 인도에 진출하기 전에 인도 소비자들에게 더 잘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브랜드 이름을 홍보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몇몇 유명 한국 뷰티 브랜드와 협업하고 있으며 인도 화장품 규제기관에 해당 브랜드를 등록했다. 글로벌 브랜드의 인도 시장 진출도 환영한다. 우리 회사는 인도 북동부의 나가랜드에 본사가 있지만 전 지역 고객에게 서비스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우리가 수입한 한국 화장품 중에서도 베스트셀러가 있는데 데일리 클렌저, 어드밴스드 세럼, 여드름 패치, 비타민E 마스크 등이 그것이다. 인도 소비자들은 특히 활성 성분이 함유된 화장품에 관심이 많다. 활성 성분은 과학적 데이터로 뒷받침되는 성분으로, 피부에 특정한 변화를 가져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스킨케어 제품의 효과를 높이는 요소”라고 강조했다.
 
◆우리 기업 시사점=인도 동부와 북동부는 수입 화장품의 진출이 아직은 활발하지 않은 지역이다. 하지만 인구가 증가하고 도시화가 진행됨에 따라 한국 브랜드가 입지를 구축하고 시장 점유율을 확보할 만한 중요한 기회가 존재한다.
 
한국 화장품 브랜드는 틈새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특정 인종 피부 톤에 맞는 맞춤형 제품, 허브 또는 유기농 제품, 크루얼티프리(Cruelty-free) 또는 비건(Vegan) 제품이라면 특화된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다.
 
인도 전자상거래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외딴 지역 소비자에게 다가갈 수 있는 새로운 길이 열렸다. 이런 채널을 활용하면 유통 문제를 극복하고 더 많은 고객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동부와 북동부 지역은 기회와 동시에 극복해야 할 과제도 있다. 인프라와 유통망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다. 다양한 산악지형, 잘 구축된 소매망의 부족, 물류 제약 등으로 수입 화장품의 효율적인 유통이 원활하지 않은 편이다. 수입 화장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이들 지역에서는 가격에 대한 민감성이 여전히 과제다. 특히 지방 소비자들은 저렴한 국산 대체품이 있는 상황에서 수입 제품에 큰 돈을 지출하기를 주저할 수도 있다 

세부 사항

수제멕주블루웨일 브루하우스

독자 레시피 수제맥주로 ‘K비어(beer)’ 열풍 만든다

 

회사 설립 : 2017년 7월
분야 : 수제맥주 양조업
회사 이름에 담긴 뜻 : 블루웨일(대왕고래)+브루하우스(양조공장). 블루웨일처럼 이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수제 맥주회사가 되자
사업 목표 : 최고 품질의 수제맥주로 성공해 K-컬처에 이은 K-비어(맥주) 문화 세계 전파

충북 충주시에 있는 수제맥주 양조업체 블루웨일브루하우스. 이 회사는 독특한 점이 많다. 우선 사명부터 특이하다. ‘블루웨일’과 ‘브루하우스’를 붙였다. 직역하면 ‘대왕고래 맥주공장’이다.
 
주택가에 위치한 독특한 사옥
 
충주시 문화동에 있는 회사를 찾았을 때 사옥 외관의 독특함에 놀랐다. 아파트단지 건너편 주택가에 위치한 이 회사는 서울 홍대에서나 있을 법한 독특한 단독 건물에 있다.
디자인은 회사가 직접 했다. 외곽에는 커다란 블루웨일(대왕고래) 그림이 새겨져 있다. 
 
고래 그림 역시 회사에서 직접 디자인했다. 고래 이미지가 충분히 큰데, 박선애 블루웨일브루하우스 대표는 더 크게 도안하지 못한 것을 못내 아쉬워했다. 1층에는 맥주공장(양조시설)이 있고 2층은 ‘브루펍(Brew Pub)’이자 24시간 수제맥주 무인판매점이 자리 잡았다.
 
독특함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이 회사는 한국인과 중국인이 함께 창업했다. 주류업계에서 만나 창업으로 이어졌을 것으로 생각했으나 실제는 그렇지 않았다. 창업 과정이 범상치 않다. 박선애 대표는 제약 및 농업 분야 연구개발자 출신이다. 직장인이었던 박 대표는 ‘내가 좋아하고 푹 빠질 수 있는 일’을 찾았다.
 
 
▲충주시 문화동에 위치한 블루웨일브루하우스 사옥 앞에서 촬영에 임하는 장위봉 대표(왼쪽)와 박선애 대표. 회사는 세상에서 제일 큰 고래인 블루웨일(대왕고래)처럼 수제맥주업계의 블루웨일(가장 큰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사진=김준배 객원기자]
▲충북 충주시 문화동에 위치한 블루웨일브루하우스 브루펍에서 함께 업무를 준비 중인 박선애 대표(왼쪽)와 장위봉 대표. 이곳은 블루웨일브루하우스가 설계해 단독으로 사용하는 2층 건물로 1층은 양조장, 2층은 브루펍 겸 24시간 무인 주류판매점이다. [사진=김준배 객원기자]
 
우연한 만남이 수제맥주 양조 창업으로
 
그러던 중 수출입 거래를 하면서 알게 된 협력사 관계자인 장위봉 대표(중국 국적, 중국명 장웨이펑)와 자리를 가졌다. 그곳이 우연하게도 서울 강남의 인기 수제맥주집이었다. 자연스럽게 대화 주제로 수제맥주가 떠올랐는데 장위봉 대표가 가업(家業)이 양조업이라고 소개했다. 중국에서 꽤 큰 규모의 공장형 맥주 양조업을 하고 있었던 것. 장 대표는 거기서 양조 방법을 자연스럽게 터득했다.
 
공장 연구실에서 장 대표는 본인만의 레시피도 만들곤 했다. 장 대표는 “2010년 즈음 중국에서 수제맥주가 등장했는데 정말 맛이 별로였다”며 “내가 더 잘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브루어(맥주양조사) 변신 과정을 소개했다.
 
장 대표의 이런 소개에 박 대표는 과감히 제안했다. 한국에서 수제맥주 사업을 하자는 것. 장 대표는 고민했지만, 박 대표가 자신이 사는 충주의 청정수와 이를 바탕으로 자란 천연 농산물을 자랑하며 설득하자, 장 대표도 결단을 내렸다.
 
반년 만에 법인설립, 또 반년 만에 양조
 
그 이후는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됐다. 2017년 2월 사업 제안 후 5월에 함께 양조설비를 고르고 7월에는 법인을 세웠다. 9월에는 설비를 계약해 10월에 설치하고 11월 조립했다. 그리고, 12월에는 양조를 시작했다. 다음 해 2월에는 소박하지만 둘만의 색깔을 가진 수제맥주를 제공하는 스토어를 오픈할 수 있었다.
 
과정이 험난했을 만도 했지만 둘은 완벽한 호흡으로 하나씩 일을 처리했다. 공동사업을 하기 전에 사업적으로 함께하면서 신뢰를 쌓았고 무엇보다 박선애 대표는 경영 전반, 장위봉 대표는 수제맥주 양조를 책임졌다. 역할이 확실하고 서로를 믿으니 걸림돌은 없었다.
 
5년간 개발한 수제맥주가 37종
 
장 대표는 중국에서 연구한 레시피를 살려 충주 양조시설에서도 왕성한 연구를 반복했다. 이를 통해 출시한 맥주가 이미 40여 종에 달한다. 특히 10종은 우리 농산물을 이용한 맥주다.
 
맥주 개발 과정에 대한 질문에 장 대표는 “머릿속에서 디자인하고 그 다음에 레시피를 만든다. 레시피가 잡히면 이걸 테스트한다”며 대수롭지 않게 말한다.
 
하지만 박 대표가 고개를 저었다. “절대 쉽게 나오는 게 아닙니다. 신제품을 개발할 때면 장 대표가 매우 집중하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습니다. 원료 비중은 어떻게 하고 발효와 숙성을 위한 온도는 어떻게 조절해야 하며 이를 통해 몇 %의 알코올 도수를 만들 수 있는지 고려하는 등 확인해야 할 게 매우 많습니다.”
 
장 대표는 ‘브루 마스터(Brew Master)’로 불린다. 단순히 양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양조 설비를 디자인해 조립하는 경지에 오른 양조사를 부르는 호칭이다. 양조설비를 충분히 이해하기 때문에 다양한 풍미와 향을 구현할 수 있다.
 
덕분에 다양한 레시피를 개발해 다양한 종류의 맥주를 만들 수 있으며 알코올 도수 역시 1%부터 15%까지 구현할 수 있다.
 
 
▲블루웨일브루하우스는 충청북도의 지원으로 중국 왕홍(인플루언서)과 수출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 중국 왕홍들이 라이브커머스로 블루웨일브루하우스 맥주를 소개하고 있는 영상. [사진=블루웨일브루하우스]
기존 맥주에서 느낄 수 없는 ‘음용성’
 
박 대표와 장 대표는 블루웨일브루하우스 맥주의 경쟁력으로 ‘음용성’을 꼽았다. 쉬운 말로 맥주의 ‘목 넘김’이 탁월하다.
 
박 대표는 쉬운 설명을 부탁하자 “우리 회사의 15도 알코올 도수 맥주를 마시면 이 맥주를 15도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일체 화학적 원료 첨가 없이 물·맥아·홉·이스트 등 맥주의 핵심 4가지 요소를 그대로 자연 발효시켜 완성하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처음부터 4요소만으로 만들기 때문에 긍정적인 알코올을 발생시킬 수 있다”며 “전문가들은 ‘자연이 선물한 술’로 표현한다. 맥주 전통성을 살린 맛의 균형감을 발휘한다”고 강조했다.
 
왕홍과 손잡고 중국 시장 개척
 
회사는 중국 수출에 대해 큰 기대를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충북도의 도움으로 중국 왕홍(인플루언서) 전문업체와 수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중국에서는 인지도가 있는 곳으로, 중국 내 코로나 팬데믹 재확산에 따른 통제로 인해 현재(2022년 10월)는 잠시 보류된 상태다.
 
왕홍과의 수출 과정을 질문하니 튀는 디자인과 중국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맛을 꼽았다. 박 대표는 “왕홍이 신상품을 찾는 과정에서 우리 제품의 디자인을 보고 관심을 보였다”며 “샘플을 받아본 후 시음 후 계약까지 연결됐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중국 수제맥주와는 확실히 차이를 느꼈을 것”이라며 “한국에서 중국인이 양조한 맥주라는 점도 관심을 끌게 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홈페이지를 만들 정도로 중국 시장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 장 대표가 중국인이라는 점도 확실한 경쟁력이다. ‘한국에서 중국인이 만든 맥주’는 마케팅 포인트로 충분하다. 박 대표는 “올봄(2022년) 중국에서 세계적인 맥주박람회가 열렸는데 방문하면 한 달간 격리해야 해서 못 갔다”며 “내년 박람회는 저희에게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회사는 브루 마스터의 노하우를 살려 아카데미도 운영한다. 박 대표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맥주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다. 맥주만큼 기호가 확실한 주류는 없을 것”이라며 “자신이 원하는 맥주 취향을 확인해 더 즐거운 음주문화를 느낄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수제맥주계의 블루웨일 꿈꿔
 
회사는 수제맥주계에서 세계적인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사명에 ‘블루웨일’을 넣은 것도 그런 취지다.
 
박 대표는 “세상에서 제일 큰 고래가 ‘블루웨일’이다. 우리가 수제맥주계의 블루웨일이 되고자 한다”며 “우리 맥주의 맛과 품질에 대해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해외에서도 통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장 대표도 “블루웨일은 중국에서 ‘희망’과 ‘용진(勇進-용감하게 나아감)’을 의미한다”며 세계적인 기업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의지를 밝혔다.
 
박선애 대표는 앞으로의 포부로 “고품질의 맥주로 성공해 K-컬처에 이은 K-비어를 전 세계에 알리고 싶다”며 “중국을 시작으로 동남아에 진출 후 미국, 호주 등 그 외 지역도 차례대로 수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회사는 현재 태국 및 베트남 바이어 등과 현지 판매에 대해 논의를 진행 중이다.
 


  

세부 사항

벡스코

30년 ‘진공’ 기술로 선진시장도 뚫었다

 
 
‘진정한 쟁이의 자신감.’ 진공시스템업체 벡스코의 류재경 대표와 1시간여 대화를 나눈 후 머릿속에 남은 그에 대한 인상이다.
 
우리나라는 분명 진공 기술 강국이 아니다. 류 대표도 인정한다. 하지만 류 대표는 해외 어떤 기업과의 기술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는다고 자부한다. 비록 세계 최고의 기술이라고 내세우지는 않지만 세계 최고에 충분히 필적할 품질과 기술로 만든 시스템을 가성비가 뛰어난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다.
 
류 대표의 자신감은 그의 해외 마케팅 방식에서 그대로 나타난다. 많지 않은 진공 기술 관련 해외전시회에 나가면 류 대표는 카탈로그를 부스에 쌓아 놓지 않는다. 대신 고객사가 요청하면 그때야 꺼낸다. 단, 조건이 있다. 진공 분야에 대해 깊이 있는 지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 말 그대로 선수, 즉 진정한 잠재고객에게만 카탈로그를 제공한다.
 
“권투선수는 상대방이 ‘잽’만 날려도 그 사람이 선수인지 아닌지 알 수 있습니다. 제품에 대해 한두 마디만 들어보면 그가 구매에 관심이 있는지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이 물건이 무엇에 쓰는 기계입니까?’라고 묻는 관람객에게 해외까지 가서 시간을 낭비할 이유는 없죠.”
 
 
▲류재경 벡스코 대표는 사업 초창기부터 기술력을 높이기 위해 진공 분야 해외 전시회를 자주 찾았다. 이것이 계기가 돼 해외 각국에 수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 [사진=김준배 객원기자]
▲벡스코는 2022년 7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충북도와 한국무역협회 주관으로 열린 ‘2022 베트남 충북우수상품전시상담회’에 참가했다. 벡스코 직원이 바이어와 상담하고 있다. [사진=벡스코]
진성 바이어 찾기에 ‘올인’하다
 
류 대표는 해외전시회에서 부스를 잘 지키지 않는다. 직원에게 ‘진성 고객’이 방문하면 연락하라고 말하고 카탈로그를 들고 다른 회사 부스를 돌아다닌다. 그가 출품업체의 ‘기본 문법’을 지키지 않는 것은, 진공펌프 분야에 제대로 지식을 갖춘 기술자라면 벡스코의 기술을 충분히 인정한다고 자신하기 때문이다.
 
이런 자신감은 어디서 나올까. 역시 고객의 벡스코 기술에 대한 평가 덕분이다. 회사는 이미 1990년대 중반부터 수입에 의존하던 국내 대기업의 진공장비를 대체했다.
 
류 대표가 소개한 사례를 보자. 국내 대표 자동차회사에 납품하던 중견기업 L사가 10억 원이 넘는 이탈리아 진공장비에 문제가 발생해 어려움에 처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장비를 수리하려면 설비를 이탈리아로 보내거나, 이탈리아에서 전문 엔지니어가 한국에 와야 했던 시절이다. 
 
벡스코는 직접 수리해 보겠다고 했고, 문제를 말끔히 잡아냈다. 수리비용은 L사가 이탈리아에 의뢰하려던 것의 10분의 1 미만으로 낮췄다. L사는 당시 크게 놀랐고, 그것이 계기가 돼 지금까지 벡스코와 고객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선진시장에 이어 중국·인도에도 수출
 
기술에 대한 자신감은 해외시장 개척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벡스코는 지금 미국, 독일 등 진공 기술 강국은 물론 중국, 베트남, 인도 등 이 분야 후발국에도 시스템 등 설비를 수출한다. 국내 중소기업으로는 흔치 않다.
 
선진시장은 ‘기술+가격’으로 밀어붙였다. 바이어를 만난 후 ‘샘플을 보낼 테니 한번 사용해 보라’고 제안했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만족하며 구매로 이어졌다.
 
류 대표는 샘플 제공이 수출로 이어지는 비중이 높은 비결에 대해 ‘저 때문 아니겠느냐?’고 웃으며 말했다. 류 대표가 보여준 기술에 대한 당당함과 자신감에 바이어들도 인정하고 믿음을 보였다는 것이다.
 
진공 기술 선진시장을 뚫었으니 이 분야 후발국들은 자연스럽게 열렸다. 우리 대기업들이 해외시장으로 공장을 이전한 것이 도움이 됐다. 현지 공장 장비에 벡스코의 설비가 쓰인 것이 알려지면서 자연스럽게 연락이 왔다. 미국·독일 등에 수출하는 제품이니 안 쓸 이유가 없는 것이다.
 
▲벡스코 기술연구소에서 사용 중인 진공 시스템 장비를 소개하는 류재경 대표. [사진=김준배 객원기자]
 
▲충북 청주에 위치한 벡스코 사옥 앞에서 류재경 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류 대표는 세계 진공 기술 시장에서 인정받는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사진=김준배 객원기자]
30여 년 연구로 기술력 높여
 
벡스코가 진공 분야에서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오랜 연구 덕분이다. 류 대표는 정말 맨땅에 헤딩하며 30년 넘게 회사를 키웠다. 1980년대 진공펌프 생산 회사에 입사했던 류 대표는 진공펌프에 푹 빠져 1991년 회사까지 차리게 됐다.
 
“‘진공’이라는 것에 매력을 느꼈습니다. 도구를 써서 공기를 뽑아내야 한다는 것이 무척 신기하더라고요. 그리고 진공 장치가 쓰이는 곳이 정말 무궁무진했습니다. 도자기를 만드는 데에도 진공 장비가 필요하고, 거울에도 쓰인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분야가 넓으니 발전 가능성도 커 보여 창업까지 하게 됐습니다.”
 
류 대표는 오랫동안 밤낮으로 연구를 했다. 일본, 독일 등 선진제품을 분석하며 이들 제품이 우수한 성능을 발휘하는 이유를 찾았다. 인터넷이 없던 시절, 해외 전시회에 가면 부스를 돌며 카탈로그를 한 박스 담아와 비교하며 연구에 연구를 반복했다. 
 
그렇게 연구한 지 30여 년. 류 대표는 당당히 말한다. “이제 도면만 보면 어떤 방식의 기술이 쓰였는지 알 수 있습니다.”
 
하이퍼튜브용 진공챔버 설치
 
벡스코의 기술력은 국내외에서 인정받고 있다. 꿈의 초고속열차가 달릴 수 있는 하이퍼튜브용 진공챔버를 시범 설치하는 데 성공한 곳이 바로 벡스코다. 이 챔버는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가 제안해 주목받은 기술이다. 충북 오송역 인근에 10m 길이로 설치됐다. 진공챔버를 통해 초고속열차가 운행하는 진공튜브 내의 진공 형성 및 유지, 배기 시간 측정으로 향후 진공펌프의 배치 및 수량 결정을 위한 자료 도출에 사용되고 있다.
 
류 대표의 연구는 멈추지 않는다. 그는 기업은 계속 도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990년대 후반 회사 건물에 홈페이지 주소를 적었던 일화를 소개했다.
 
당시만 해도 모든 회사가 건물에 전화번호를 적던 시절이다. 당시 잠재 고객사 설비파트 연락처를 구하기 위해 전화번호부를 뒤져야 했는데 우연히 경북대 담당자를 찾다가 인터넷 홈페이지에 부서별 연락처가 올라와 있는 것을 확인했다. 그것을 본 후 벡스코도 홈페이지를 구축했다. 
 
회사는 지금 B2B 중소기업으로는 흔치 않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신개념 마케팅 툴도 개발해 활용 중이다. 당장의 성과보다는 시대적 변화의 흐름에 뒤처져서는 안 된다는 신념 때문이다.
 
새로운 먹을거리 발굴 나서
 
이미 석사학위를 보유한 류 대표는 현재 학부 과정(사이버대학)을 다시 밟고 있다. 진공기술로 식품의 신선도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다고 보고 이를 접목하는 방안을 연구하기 위해서다. 물의 증발 잠열로 야채 스스로 냉각시키는 진공냉각 기술을 활용하면 야채의 겉과 속이 똑같은 온도에 도달해 유통기한을 늘릴 수 있다는 것이 류 대표의 설명이다. 진공냉각은 또한 전통 냉장 기술보다 효율적이기에 에너지 비용을 줄이는 데에도 기여한다는 것이다.
 
류 대표는 기술에 자신 있는 중소기업은 해외시장에 적극 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무역지원기관을 적극 활용하라고 권했다. 충북도나 한국무역협회와 같은 수출지원기관들이 외국어 카탈로그 제작이나 바이어초청 수출상담회, 해외전시회 참가 지원 등 많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중소기업들이 이것을 잘 활용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이제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시대가 됐다”며 “자신의 제품과 기술에 대해 자긍심을 갖고 세계 최고 제품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류 대표는 벡스코를 한국을 대표하는 진공 회사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래서 사명도 진공(Vacuum) 시스템(S) 회사(Corporation)의 이니셜을 따서 벡스코(VACSCO)로 바꿨다. 그는 “반도체 강국인 우리나라의 반도체 공장 설비를 보면 외국 제품의 전시장이나 마찬가지여서 안타깝다”며 “진공설비 하나만은 우리가 세계적인 회사로 도약해 당당히 국산으로 대체하고 싶다”고 밝혔다. 

세부 사항

바이오플랜

고객이 찾아낸 탁월한 성능… 세계에서 ‘손짓’

 
 
유승권 바이오플랜 대표는 2012년 초가을 농민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유독 긴 장마에 대형 태풍까지 지나가며, 벼 생육이 크게 우려되던 해였다. 
 
통화 내용은 이랬다. “주변 농가 벼들은 쭉정이가 태반인데 우리 땅은 ‘황금물결’이고 그 이유가 바이오플랜의 기능성 비료 덕분이다.”
 
한걸음에 농지로 달려간 유 대표는 현장을 보고 놀랐다. 3만 평 규모의 땅이 확실히 다른 농지와는 눈에 띄게 달랐다. 
 
유 대표가 또 놀란 것은 해당 비료가 토마토 작물에 특화해 만들어 토마토 수확량이 늘었다는 얘기는 익히 들어 알았지만, 벼농사에도 도움이 되는지는 몰랐던 것. 연락을 준 농민은 바이오플랜 비료가 토마토 작물에 효능이 있자, 대량 구매해 3만 평 농지에 뿌렸던 것이다.
 
광고 없이 입소문에 월 매출 1억 돌파
 
위의 사건은 바이오플랜이 말 그대로 ‘대박’이 나는 계기가 됐다. 당시 농업 관련 기관과 단체들이 현장을 방문하게 됐고 이후 바이오플랜의 기능성 비료를 연구했다. 
 
결론은 예상했듯이 식물생리활성제의 효능이 탁월한 것으로 나왔다. 그리고 바로 입소문이 퍼졌다. 유승권 바이오플랜 대표는 당시를 다음과 같이 회상했다.
 
“입소문이 정말 무섭더라고요. 그 전까지만 해도 한 달에 400만~500만 원가량 판매됐었는데 어느 날부터 서서히 주문이 몰리더니 어느 순간 월 1억 원을 넘었습니다. 제가 광고나 홍보하지 않았는데, 모두 입소문 덕분이었죠.”
 
제품의 효능을 실제 검증받기도 했다. 2015년 대학과 공동 연구에서 식물생리활성제인 ‘엑토신’을 사용한 벼는 10~12%, 콩은 15~23%가량 수확량이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단백질과 아밀로오스의 함량을 줄여 쌀의 미질 향상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엑토신은 유 대표가 오랜 연구로 개발한 제품이다. 농자재를 유통하던 유 대표는 2006년부터 식물 생육을 연구했다. 지금은 당당히 ‘세계 최초의 식물 호흡대사 증진제’라고 소개하는 이 제품은 식물의 호흡을 촉진해 수정이 잘되도록 돕는다. 
 
유 대표는 “3년가량 연구하고 2009년 생산해 2010년 시장에 내놓았다”고 말했다.
 
 
▲바이오플랜은 기능성 비료인 식물생리활성제를 생산하는 업체다. 바이오플랜이 개발한 활성제를 뿌려 튼튼해진 벼의 무성한 뿌리와 고추나무의 굵은 줄기를 유승권 바이오플랜 대표가 보여주고 있다. [사진=김준배 객원기자]
▲바이오플랜의 전 직원 30여 명은 2022년 10월 필리핀 벼연구소(Philrice) 초청으로 마닐라에 있는 기관을 방문했다. 바이오플랜은 현지에서 벼연구소와 기술보급 세미나를 열고,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세미나에서는 우수한 한국의 벼재배 기술을 소개하고 필리핀 벼 산업으로의 기술 보급 확장에 대해 논의했다. [사진 = 바이오플랜]
생육에 대해 농민보다 더 깊은 지식 보유
 
유 대표는 농사를 짓지 않으면서도 농민에게 식물의 생리에 대해 조언을 해줄 정도로 깊이 있는 지식을 갖고 있다. 1990년대 후반부터 식물생리기술을 연구한 덕분이다. 
 
유 대표는 “1990년대 만해도 농업 관련 기술이 없어 전통 방식으로 농사를 지었다”며 “식물생리를 연구하면서 식물이 더 건강하게 자라면 수확량이 늘어날 것으로 생각해 연구하기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1990년대 말부터 독학으로 연구한 결과물이 10여 년 후 제대로 빛을 본 셈이다. 유 대표는 충북 보은 지역 농가를 꾸준히 찾아다니며 연구 결과를 검증했다. 
 
유 대표는 “그 당시에도 비료는 많았지만, 식물생리를 활성화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며 “식물의 생체리듬을 관리할 수 있는 성분을 꾸준히 테스트하며 찾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유 대표의 전화기에는 2,000명 이상의 농민 연락처가 저장돼 있다. 이들로부터 하루에도 수차례 농업 기술 문의와 적절한 제품에 대해 자문 요청을 받고 있다.
 
연구 매진으로 히트작 연달아 내놔
 
회사는 엑토신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았다. 농작물의 수확량을 늘려 농민들이 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에서 사업을 시작했듯이 유 대표는 꾸준히 연구를 이어갔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2016년부터 연구에 들어가 5년만인 2021년 출시한 조피박리 유도제인 ‘조피박사’다. 역시 세계 최초의 제품이라고 회사는 소개했다.
 
조피(粗皮)는 식물 줄기의 거칠거칠한 껍질로 성장에는 나쁜 영향을 미친다. 벌레들이 조피에서 월동하기 때문에 병해충 발생 비중이 높다. 
 
조피박사는 리그닌 생성을 늘려 뿌리가 더 뻗어 나갈 수 있게 하고 이는 자연스럽게 식물의 건강한 성장에 도움을 준다.
 
조피박사를 시장에 내놓자 초반부터 반응이 뜨거웠다. 이미 엑토신으로 인정을 받은 업체이기 때문에 매출은 빠르게 늘었다. 판매에 돌입한 지 채 2년도 안 된 가운데 이미 15억 원 이상 판매됐다. 
 
해외에서도 입소문을 듣고 현지 테스트를 하자는 제안을 받았다. 고무나무액 채취량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에 동남아에서 방문 요청을 받은 것. 회사는 조만간 태국 등 동남아 시장을 찾아가, 효능 확인 시험을 할 계획이다.
 
회사는 사업 초반 엑토신의 최초 ‘제품명(당시 아데노신)’ 때문에 고초를 겪었다. 아데노신이 화합물을 지칭하는 단어로 고유명사이기 때문에 당연히 상표명 등록이 안 됐다. 그러자 동일 제품이 여럿 등장했다. 
 
문제는 바로 불거졌다. 농가에서 아데노신의 효능이 예전 같지 않다고 불평한 것. 확인해 보니 다른 회사의 제품이었다. 바이오플랜은 동일 이름으로 상품을 판매한 5개 업체를 고발하는 등 강력히 조처하고 나서야 정리를 할 수 있었다. 
 
유 대표는 “몇 곳에서 비슷한 성분을 넣고 만들었지만, 성능에서는 따라올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2016년부터 상표명 등록을 마치고 엑토신으로 판매하고 있다.
 
 
▲바이오플랜은 국내에서는 처음 식물생리활성제를 말레이시아에 수출했다. 사진은 2022년 9월 수출에 앞서 충북 보은 본사 사옥 앞에서 기념 촬영에 임하는 모습. [사진 = 바이오플랜]
 
▲유승권 바이오플랜 대표는 집요한 연구로 국내에는 없는 혁신적인 기능성 비료를 개발했다. 유 대표는 지금도 신제품 개발을 위한 연구에 많은 시간을 쏟고 있다. 대표 집무실 한편에 있는 원료들을 소개하는 유승권 대표. [사진=김준배 객원기자]
지원기관 도움 받아 해외시장 본격 타진
 
유 대표는 국제 식량 문제에도 관심이 커, 수년 전부터 해외 진출을 타진 중이다. 바이오플랜의 기능성 비료가 일부 지역에서 나타나는 식량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동안 충북도와 무역협회 등 지역 수출지원기관의 도움으로 해외시장 정보도 많이 얻었다. 유 대표는 “충북도가 다른 지자체보다 수출사업이 다양하다”며 “덕분에 코로나 상황에서도 수출을 확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회사는 지원기관 도움으로 국내기업으로는 처음 식물생리활성제를 말레이시아에 수출했다.
 
유 대표는 앞으로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수출 성과가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했다. 2021년부터 충북도와 무역협회 등이 지원하는 화상 상담을 통해 16개국 65개 바이어를 만났다.
 
성과물 중의 하나로 필리핀 농림부 산하 벼연구소인 ‘필라이스(PhilRice)’와 공동 세미나도 개최했다. 세계 2위의 쌀 수입국인 필리핀이 쌀 자급률 향상을 위해 바이오플랜의 기술에 관심을 보인 것이다. 
 


회사는 필리핀 벼연구소와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최근 현지를 방문한 유 대표는 “필리핀 농촌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열악했다”며 “우리가 도와 필리핀 농가가 더 잘 살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부 사항

바이오팜메드

첫 무역상담회에 바이어 북적… 이유가 있었네

 
 
바이오팜메드는 2022년 7월 충청북도와 한국무역협회 충북지역본부 주관으로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충북우수상품전에 참석했다. 2020년 설립된 이 신생회사에 하노이 충북우수상품전은 첫 해외 상담회여서 수출계약에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 주변에서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조언을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상담장 분위기는 달랐다. 바이어들이 바이오팜메드 제품에 상당한 관심을 보인 것이다. 이미 수출 실적이 있는 국내 다른 업체들과 비교해 봐도 더 많은 바이어들이 바이오팜메드 부스를 떠나지 않았다. 이런 분위기는 곧바로 ‘결실’로 이어졌다. 현지 두 개 업체가 바이오팜메드의 마스크팩과 상처 치유용 ‘운드(Wound) 드레싱’ 수입 의사를 보이며, 행사 직후 현지 회사 방문을 요청했다.
 
▲바이오팜메드는 하이드로파이버 제조 기술을 활용해 건식 마스크팩을 개발했다. 조석형 대표가 포장에서 막 꺼낸 건식 마스크팩(오른쪽)과 물에 적신 후의 건식 마스크팩(왼쪽)을 비교하고 있다. [사진=김준배 객원기자]
30년 연구 결과물 상용화
 
바이오팜메드는 해외 첫 데뷔에서 바이어를 만나는 성과를 냈다. 비결은 제품 경쟁력이다. 해외 어느 회사 제품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확실한 기술력을 지녔다. 30년 넘게 대학에서 화학분야를 연구해온 조석형 대표가 연구 결과물로 상용화에 나선 것을 바이어들도 인정한 것이다.
 
회사의 주력 제품은 ‘메디컬 운드 드레싱’ ‘건식 마스크팩’ ‘비타100 필러’ 3종류다. 오랜 기간 연구 결과를 통한 기술력이 집약된 제품들이다. 사업 3년차이자 해외시장 진출 첫해인 올해(2022년) 모두 수출 성과로 이어질 것으로 회사는 보고 있다.
 
‘운드 드레싱’과 ‘건식 마스크팩’은 조석형 대표가 오랜 기간 연구한 하이드로 파이버 제조 기술을 적용했다. 하이드로 파이버는 수분과 닿으면 겔 형태로 변하는 섬유다. 이 특성을 이용해 상처용 운드 드레싱이 탄생했다. 제품은 특유의 습윤 기능으로 상처에서 나오는 진물을 흡수해 피부에 적당한 습도를 유지하도록 하고, 상처를 빨리 낫게 한다. 이 기능은 피부의 딱지 생성을 막아주기 때문에 회복 후 흉터가 잘 생기지 않는다.
 
다국적 기업에 도전장 던져
 
운드 드레싱 시장은 다국적 기업 C사가 세계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바이오팜메드가 과감히 이 다국적 기업에 도전장을 냈다. 막연한 자신감이 아니다. 바이어들도 큰 관심을 나타낸다. 조석형 대표는 “베트남 회사 임원이 ‘이런 제품이 있냐’고 놀라움을 표시했다”며 “그로부터 즉각 자기 회사를 방문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전했다. 
 
또 하나의 바이오팜메드 야심작인 ‘건식 마스크팩’도 수출 절차가 진행 중이다. 베트남에서는 생소한 건식 마스크팩을 본 현지 기업 관계자가 수입에 관심을 보이며 조석형 대표를 자신의 회사로 초청했다. 그렇게 방문한 기업체에서 대표와 임원들은 직원들을 불러 바이오팜메드 제품 시연을 제안했다.
 
제품을 테스트한 직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20분 만에 피부색이 개선되는 화이트닝(미백) 효과를 봤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건식 마스크팩은 물기를 머금고 있는 일반 마스크팩과 비교해 효과가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평상시에는 건식 상태로 유지되다가 수분을 흡수하면 성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특히 마스크팩에 쓰인 하이드로 파이버는 기초 원료로 키토산 파이버를 사용해 항균 효과가 뛰어나다. 조석형 대표는 “피부 미용뿐 아니라 상처나 여드름이 있어도 치유 효과를 본다”며 “이 때문에 의료용으로 정부에 인가를 신청하려고 했는데 국내에서 마스크팩은 의료용으로 허가가 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화장품으로 등록했다”고 설명했다.
 
바이오팜메드 건식 마스크팩 도매가격은 베트남에서 일반적으로 판매되는 마스크팩과 비교해 10배가량 비싸다. 하이드로파이버 기술 자체가 구현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베트남 바이어 입장에서는 가격 부담이 크다. 그럼에도 탁월한 효능에 바이어는 수입을 결정했다. 바이오팜메드에 따르면 현재 제품당 수출 가격은 정해졌고, 물량을 놓고 협상 중이다.
 
 
▲바이오팜메드는 2022년 7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현지 파트너사와 필러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조석형 바이오팜메드 대표(왼쪽)가 현지 업체 대표와 협약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바이오팜메드]
 
▲바이오팜메드는 5년 내 ‘운드(Wound) 드레싱’ 시장에서 글로벌 점유율 10%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사진은 충북 청주에 위치한 바이오팜메드 본사 앞에서 조석형 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사진=김준배 객원기자]
베트남에는 필러 수출 MOU 체결
 
회사는 필러 제품 ‘비타100 필러’를 개발했다. 2세대 필러로 불리는 히알루론산을 활용했다. 현재 베트남 기업과 수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사업 초창기부터 시장성과 함께 기술 구현 가능성을 보고 개발했다. 이미 지난해 개발을 마치고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조석형 대표는 “필러 액 성분을 만들려면 화학적으로 ‘가교’ 결합 기술이 있어야 한다”며 “점도와 같은 물성을 맞추고 불순물을 제거하기가 쉽지 않아 그동안 500번 정도 시행착오를 한 것 같다”고 밝혔다. 
 
회사는 차기작으로 ‘4세대 필러’로 불리는 PCL 제품도 준비 중이다. 지인을 통해 알게 된 유럽 바이어 요청으로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필러의 효능이 무려 2년가량 계속된다.
 
조석형 대표는 타고난 연구자다. 인터뷰 내내 이해하기 쉽지 않은 다양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조 대표는 “새로운 기술을 찾아내는 과정이 매우 즐겁다”며 “이론만이 아닌 실용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이 좋은 성과로 나타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본인 명의의 특허를 10개 이상 보유한다.
 
조 대표가 의료 분야 사업에 나선 것도 비슷한 이유다.
 
“우리나라 의료기기 산업은 매우 열악합니다. 의사들이 신기술에 보수적이어서 기업이 독자 기술로 의료기기를 개발해도 잘 채택이 되질 않습니다. 다행히 최근 의사들도 변화하고 있고, 임상 프로그램에도 관심을 보여서 다행입니다.”
 
수출시장 개척은 무역협회 지원 덕분
 
조석형 대표가 수출시장을 뚫을 수 있었던 데에는 무역협회 도움이 컸다고 전했다. 
 
“무역상담회에 처음 나간 후 두 가지를 확인했습니다. 하나는 무역협회 지원을 받은 덕분에 막연하게만 느꼈던 수출이 어렵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고, 또 하나는 제품만 좋으면 해외에 팔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앞으로도 무역협회 지원 사업을 잘 활용해 해외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쳐보려고 합니다.”
 
조 대표는 지속해서 혁신 상품을 선보이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현재 5종의 신제품을 개발 중이다. 이 중 3가지는 기존 국내의 수입제품을 대체할 수 있고, 나머지 2개는 신개념 제품이다. 조 대표는 “지난 30년간 월·화·수·목·금·금·금으로 연구에 매진했다. 그동안 연구한 결과물을 하나둘 제품으로 구체화하겠다”며 바이오팜메드가 선보일 다양한 상품에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바이오팜메드는 올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두 곳 시장에서만 수출 2만 달러를 기대하고 있다. 현재 중국 마스크팩 시장을 노크하고 있고 이르면 올해 구체화할 것으로 본다. 조 대표는 “내년에는 중국을 집중 공략하려고 한다”며 “베트남, 인도네시아에 이어 내년(2023년)에는 방글라데시 등 신시장도 계속 발굴해 수출 100만 달러를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충북기업 세계로 날다>는 한국무역신문이 한국무역협회 충북지역본부와 공동으로 2022년 7월부터 9월에 걸쳐 충북 소재 기업들을 방문 취재한 기획시리즈입니다. 

세부 사항

명전바이오

농약 유통하다 친환경 농자재 개발… 지구촌 곳곳 수출

 
 
“도장을 찍으니 그제야 감동의 눈물이 났습니다.”
 
친환경 유기농 자재기업 명전바이오의 이윤정 대표가 지난 2017년 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 농진청과 수출 계약을 체결할 당시를 회상하며 전한 말이다. 이 계약 건은 명전바이오의 첫 수출이다. 더욱이 수출과 함께 현지에 합자회사 ‘가뇽’을 세워, 유기농 자재 생산까지 진행하게 됐다.
 
여성인 이윤정 대표는 “아프리카 사람들이 덩치가 커서 처음 볼 때는 ‘무섭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막상 함께 회의를 하다 보니 ‘순수하다’는 느낌이었다”고 당시 소회를 전했다. 
 
이 대표는 이어 “수출 계약 체결까지 6개월 정도 걸렸는데 정말 재미있게 일했다”며 “아프리카에 대한 이미지가 크게 바뀌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명전바이오는 코트디부아르의 수출을 계기로 에티오피아와의 수출 계약도 끌어냈다.
 
▲이윤정 명전바이오 대표는 농약을 유통하다가 문제점을 깨닫고 친환경 농자재 시스타를 개발했다. 시스타 핵심 원료인 수용성 규산염 고체를 들고 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는 이윤정 대표. [사진=김준배 객원기자]
▲이윤정 명전바이오 대표가 충북 진천에 있는 회사 사옥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김준배 객원기자]
농약 유통하다가 농자재 개발 나서
 
이윤정 명전바이오 대표가 유기농 농자재 개발에 뛰어든 것은 농약 폐해의 심각성을 깨달은 것이 계기가 됐다. 농약 유통업을 하던 그는 농약 사용에 따른 환경 피해가 적지 않다는 데 고민을 했던 것. 
 
이 대표는 “농약 유통업을 하면서 후손을 위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며 “우연한 기회에 수용성 규산염이 친환경 농약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돼 직접 개발까지 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농약을 유통하는 과정에서 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었고 이 과정에서 친환경 농법에 대해 관심을 갖고 꾸준히 공부했다. 그러던 중 이 분야에 전문가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보유한 특허의 전용실시권 계약을 체결한 후 직접 생산하게 됐다.
 
개발 이전에 농약을 유통한 것은 회사에 커다란 기회였다. 고객사에게 신개발품 테스트를 요청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친환경 농자재 개발을 마치고 수요처를 찾던 이윤정 대표에게 마침내 기회가 찾아왔다. 벼의 어린 생물인 육묘가 냉해로 인해 생기를 잃어 커다란 피해가 우려된다는 말을 고객으로부터 들은 것. 
 
육묘의 첫 번째 절간(잎이 달려 있는 마디와 마디 사이)이 물러지는 등 심각한 폐해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이 대표는 자신이 직접 생산한 규산염 사용을 제안했다.
 
“‘저를 믿고 제가 드리는 농자재를 500배 희석해서 3일 간격으로 3번만 뿌려보시라’고 말했는데 얼마 후 묘목들의 두 번째 절간에서 뿌리가 나왔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대량 폐기 위기에 놓여 있던 묘목들이 다시 살아난 것이죠. 당시 냉해 피해를 보았던 묘목 분량이 20상자 약 1마지기(약 300평)였으니 엄청난 피해를 막은 것이었습니다. 당시 언론에서도 보도가 될 정도였습니다.”
 
이 대표가 2012년 명전바이오로 농자재 생산업에 본격 뛰어든 계기가 된 사건이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제품이 ‘시스타’이다. 
 
일반적으로 규산염은 작물흡수율이 30~40%에 그치기 때문에 효과가 크지 않다. 하지만 시스타는 2000도에 첨가제를 넣어 10시간가량 끓였다가 응고해서 만든다. 이 과정을 거치면 규산염의 흡수율을 99.9%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명전바이오는 2025년까지 해외에 5개의 조인트벤처를 세울 계획이다. 사진은 지난 2019년 인도시시아 정부 관계자들이 충북 진천 명전바이오 사옥을 방문했을 당시 회의 모습. [사진=명전바이오 제공]
▲명전바이오는 2022년 11월 충북 청주호텔에서 베트남 바이어와 100만 달러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김준석 명전바이오 전무이사(오른쪽)가 베트남 바이어업체 관계자와 수출협약 후 기념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다. [사진=명전바이오 제공]
제품 검증 위해 정부·지자체 적극 활용
 
제품이 본격적으로 양산된 후 이 대표는 사방팔방으로 뛰어다녔다. 많은 농가에서 믿고 제품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등의 검증과 도움이 절실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농업진흥청, 농업기술원, 농업기술센터는 물론 시군 등 지자체와 농협을 찾아가 제품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며 “이를 통해 우리 제품이 벼의 조직을 단단하게 만들어 태풍이 와도 벼가 쓰러지는 도복 현상이 적다는 점과 우리 제품을 사용한 쌀의 품질이 우수한 점을 확인할 수 있게 돼 이를 알리게 됐다”고 말했다.
 
물론 모든 과정이 일사천리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 대표는 끈기를 갖고 차분히 설명해 제품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도록 도움을 받았다.
 
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 수출 후 중국에서도 관심을 보였다. 당시만 해도 중국에서 한국 제품을 모방해 유사 제품을 출시해 시장에 교란을 준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에 우려가 없던 것은 아니다.
 
“어디서 들었는지 인터넷에서 저희 제품을 봤다며 중국 업체 여럿으로부터 연락받았습니다. 대부분 샘플을 보내달라는 것이죠. 현지에 합자회사를 만들자면서 설계도면을 보내주면 돈을 송금하겠다는 곳도 있었습니다. 한 기업은 우리 제품과 동일한 제품 개발을 시도했다가 실패했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첨가제를 넣어 2000도까지 끓이는 작업을 하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아직 성공한 곳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2022년 11월에는 충북도 지원으로 또 다른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해외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에 참석해 베트남 기업과 100만 달러 규모의 친환경농자재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2025년까지 5개국 조인트벤처 목표
 
회사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한동안 해외 진출이 주춤했다. 제품 특성상 대면 실증을 해야 하고 사용법 등에 대해 충분히 설명이 필요한데 이런 과정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코트디부아르 사례를 살려 해외에 조인트벤처기업을 세우는 방식으로 진출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미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 에티오피아와 이런 방식으로 업무협약(MOU)을 마친 상태로 조만간 관련 비즈니스에 다시 착수한다.
 
명전바이오는 신남방 종합무역사절단에 참가해 태국·말레이시아 현지 바이어를 방문, 조인트벤처 설립 등에 대해 폭넓게 논의했다.
 
수출 초보기업의 해외 시장 진출에 대해 여러 조언을 밝히기도 했다. 
 
“국내가 힘들다고 해외로 진출하려는 곳이 있는데 그것은 절대 아닙니다. 해외가 아무래도 문화 차이도 있고 하니 국내보다 진출이 몇 배는 어렵습니다. 국내에서 충분히 실력을 쌓고 그 다음에 해외로 나가야 합니다. 또한 돈이 들어오기 전에는 해외에 절대 물건을 보내서는 안 됩니다. ‘사인했다’ ‘주문했다’ 등 그대로 믿어서는 안 됩니다. 입금된 것을 확인하고 행동해야지 아니면 큰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세부 사항

뷰티화장품

2018년 300만불탑, 2020년 500만불탑.’

 
충북이 낳은 세계적인 화장품업체 뷰티화장품의 수출탑 수상 실적이다. 빠른 수출 증가율은 절대 ‘반짝’이 아니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린 2021년에도 700만불 수출탑에서 약간 부족한 성과를 냈다. 여전히 가파른 성장세다. 
 
뷰티화장품을 ‘세계적인’ 회사로 표현한 것은 매출 대부분이 해외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2010년 설립된 회사는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화장품 분야에서 꾸준히 눈부신 성과를 내고 있다.
 
차별적 경쟁력으로 바이어 눈길
 
회사의 경쟁력은 ‘철저한 생산관리 시스템’ 그리고 ‘가격 경쟁력’에 있다. 그동안의 노하우를 결집한 결과로 이를 바탕으로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우수 화장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CGMP)’과 ISO22716 등의 인증을 확보했다.
 
뷰티화장품은 경쟁사가 쉽게 따라오기 힘든 차별화된 시스템을 통해 업계 최고 품질의 화장품을 생산해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제시하고 있다. 오한선 대표의 철저한 기업가 정신과 경영 능력이 빛을 발한 결과다.
 
이런 시스템이 쉽게 갖춰진 것은 아니다. 오 대표가 화장품산업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중반이다. 네일아트 사업체를 운영하던 오 대표는 우연한 기회에 해외 바이어로부터 화장품 구매 대행을 요청받았다.
 
“마스크팩이 생소했던 2000년대 중반이었습니다. 해외 바이어 요청으로 국내에서 마스크팩을 수소문해 달라고 해서 어렵게 찾아 보냈는데 반응이 매우 좋았습니다. 직감적으로 네일아트와 비교해 화장품은 다양한 상품 개발이 가능하고 확장성이 크다는 데 매력을 느꼈습니다. 그때부터 화장품 진출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오한선 뷰티화장품 대표(오른쪽)는 해외순방 경제사절단 일원으로 해외 다수 국가를 방문했다. 사진은 2015년 체코 경제사절단과 함께 현지를 방문해 바이어와 상담하는 모습. [사진 = 뷰티화장품]
2010년 뷰티화장품을 창업해 충북 음성에 사업장을 마련하고 연구 인력을 뽑았다. 오 대표의 시장을 보는 능력은 남달랐다. 그동안의 사업 경험이 큰 힘이 된 것이다. 우선 화장품 시장에 안착하기 위한 초기에는 자체 상표보다는 ODM(제조업자개발생산) 또는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이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오 대표는 “자체 상표로 사업을 하려면 마케팅 비용이 많이 들고 무엇보다 일정 규모의 생산을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경영자 입장에서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며 “당장 발로 뛰어서 물량을 확보할 수 있는 OEM·ODM에 집중하고 이후 물량을 소화할 자신감이 생길 때 독자 브랜드를 개발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OEM·ODM 벗어나 브랜드 ‘뷰그린’ 출시
 
회사는 초기 OEM·ODM 사업으로 인정받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였다. 대표적인 전략이 해외 고객사의 다양한 주문을 빠르게 반영할 수 있는 자동생산시스템 구축이다. 과감한 투자와 지원, 그리고 연구로 자동 생산시스템은 빠르게 안착했고 곧 해외에서도 인정받았다.
 
회사 관계자는 “고객이 원하는 색채, 형태, 향, 스타일을 맞춤 개발 후 이를 포장해 고객사에 전달하는 모든 과정이 자동으로 진행된다”며 “철저한 관리 덕분에 해외에서도 뷰티화장품의 경쟁력을 인정한다”고 소개했다.
 
ODM과 OEM으로 생산에 있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즈음인 2015년부터는 독자 브랜드인 ‘뷰그린(Beauugreen)’을 내놓았다.
 
▲뷰티화장품은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맞는 화장품을 빠르게 개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현재 충북 음성과 서울에 연구실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은 충북 음성 소재 연구실에서 연구원들이 연구하는 모습. [사진 = 뷰티화장품]
소문 듣고 해외 바이어 찾아와
 
오 대표의 철저한 생산관리 경영은 중국 등 경쟁사들이 넘보기 힘들 정도의 차별적 경쟁력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 덕분에 가격만 보고 중국 업체와 거래하던 외국 기업들이 뷰티화장품을 찾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김철호 뷰티화장품 해외사업부장은 “인체에 사용하는 화장품은 국가별로 요구하는 인증서가 다르며 무엇보다 북미와 유럽의 경우 제품의 작은 편차도 용납하지 않는다”며 “바이어들이 기존 공급자의 거래 불편을 호소하며 우리를 직접 찾아오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김 부장은 “우리는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높은 품질의 제품을 적정한 가격에 제공하는 능력을 갖췄다”며 “이것이 바이어들에게 어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시스템 덕분에 뷰티화장품은 세계적인 기업들만 참여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에 당당히 입점했다. 이는 안정적인 수출로 이어지고 있다.
 
회사는 현재 ODM·OEM 방식과 독자 브랜드 방식을 모두 채택했다. 이 방식은 고객과의 거래에서 ‘실(失)’보다 ‘득(得)’이 많다. 예를 들어 독자 브랜드 제품을 개발해 판매하다 보면 바이어로부터 동일 제품에 대해 ODM 주문받기도 한다. 반대로 OEM 사업을 하다 보면 주문량을 바탕으로 해외시장에서의 화장품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고, 이를 분석해 독자 브랜드 제품을 내놓기도 한다. 복합 판매 방식 덕분에 독자 브랜드의 신상품 기획과 고객사인 바이어들의 상품 출시 기획에 도움을 주기도 하는 셈이다.
 
미국·유럽 기존 시장 공략 강화
 
회사는 앞으로 선진시장 개척에 더욱 힘을 쏟을 예정이다. 이미 진출한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점유율을 더욱 높인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주력 제품군에 대해서는 지역에서 요구하는 인증서를 확보해 신뢰도를 높이려 노력 중이다. 또한 시장 변화에 순발력 있게 대처하기 위해 해외영업부를 권역별로 나누고 시장을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바이어 관리에 있어서는 대면과 비대면 모두 철저히 한다는 전략도 세웠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비대면 영업의 중요성이 크게 높아진 만큼 다양한 고객층을 흡수하기 위해 비대면 마케팅도 펼친다.
 
회사는 2022년 화장품 OEM 플랫폼 ‘뷰티콥(Beauty Cop)’을 론칭했다. 고객이 플랫폼에 들어와 제품 컨설팅 기획부터 제조, 생산, 품질관리를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다. 기존 OEM 프로세스와 비교해 접근성과 편리성을 높인 것으로 화장품 제조에 필요한 원료·포뮬러·패키지 정보와 개발의뢰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한다.
 
또한 뷰티화장품의 기업부설연구소, 마케팅팀, 플랫폼전담팀 등과의 협업도 가능하다. 뷰티화장품 관계자는 “10여 년 화장품 개발 및 생산 노하우를 담아 개발한 플랫폼으로 화장품 개발 경험이 없는 스타트업을 포함 누구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며 “최적의 화장품 OEM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아 시장을 선도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회사명 ‘뷰티화장품’과 관련 에피소드도 소개했다. 기독교 신자인 오한선 대표는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화장품 회사를 잘 표현하는 회사명을 찾았으나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평소처럼 기도를 드리는데 ‘처음부터 생각하라’는 말이 떠올랐고 그래서 뷰티화장품을 찾았다”며 “상표등록이 돼 있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확인해보니 등록돼 있지 않아 사명으로 사용하게 됐다”고 전했다.
 
 
▲2019년 세계 3대 미용박람회인 이탈리아 볼로냐 코스모프로프 전시회에 참여해 뷰티화장품 부스를 찾은 방문객에게 립패치를 시연하는 모습. 뷰티화장품은 매출 대부분을 해외에서 거둬들일 정도로 해외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사진 = 뷰티화장품]
2024년 1천만불 수출탑 목표
 
회사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지만 수출을 계속 늘리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2024년 1000만불 수출탑 목표를 세운 상태다.
이를 위한 해외 공략 계획도 잡았다. 오한선 대표는 “현재 35개국에 수출하고 있는데 이들 가운데 약 30개국에는 현지 총판과 함께 합작 생산회사도 구축하려고 한다”며 “우리 고유 레시피로 만든 화장품이 전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체계를 갖추겠다”고 밝혔다.
 

 

세부 사항

마루온 수출기업

작은 관심이 세계적인 수출 상품으로

 
 
2차전지 전력기기업체 마루온은 충북이 자랑하는 수출기업이다. 지난해(2021년)에만 전 세계 90여 개국에 제품을 판매했다. 비결은 ‘작은 관심’에서 시작됐다.
 
마루온은 2009년 설립됐다. 한연수 대표는 그로부터 4년 전인 2005년 우연한 기회에 지인으로부터 ‘배터리 방전장치’가 개발되면 유용할 것이란 말을 들었다. 당시에는 배터리의 경우 충전만 필요하다고 생각했을 뿐 배터리를 방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질 못했다.
 
이유는 있었다. 정기적으로 배터리를 교체해야 하는데 배터리 폐기를 위해서는 배터리 잔여량을 파악해야 했던 것. 배터리 잔여량이 많으면 계속 사용하고, 그렇지 않으면 폐기 수순으로 가는 것이다. 이 잔여량 체크를 위해서는 배터리 방전이 필수적이었다.
 

▲마루온은 전 세계 90개국 이상에 충방전기 시스템을 수출하고 있다. 사진은 충북 청주시 오창읍에 위치한 마루온 사옥 전경. [사진=김준배 객원기자]
열 발생 줄인 배터리 방전기 개발 나서
 
당시 배터리 방전기술이 없지는 않았다. 열을 가하는 방식을 사용했는데 이게 배터리 재활용업체로서는 무더운 더위와 싸워야 하는 매우 고된 작업이었다. 자동차 서비스업에 종사하며 자동차 내부 부품과 설비에 큰 관심이 있던 한 대표는 호기심으로 열 발생을 최소화하는 방전기를 직접 개발하게 됐다.
 
개발한 설비를 지인에게 전달했는데 놀라운 말을 들었다. 배터리를 완전히 방전하는데 높은 성능을 발휘할 뿐 아니라 재활용이 가능한 배터리를 충전했더니 상태가 많이 호전됐다는 것이다. 배터리 잔여량이 오히려 증가한 것이다.
 
이유는 이랬다. 당시 주로 사용되던 2차전지는 납축전지인데 이것은 사용할수록 저항 성분이 생겼다. 이 성분은 방전돼 있는 상태에서 굳어지면서 배터리의 성능이 낮아지는 요인이 됐다. 한연수 대표는 방전 과정에서 저항 성분을 없애, 성능을 개선하는 효과를 본 것이다.
 
한 대표는 자체 개발한 방전기가 배터리의 열화된 부분을 다시 살려내면서 배터리의 성능을 개선하는 것을 확인하고 두 기능을 모두 갖춘 ‘충방전기’를 개발하게 됐다. 일명 재생복원기인 ‘충전방전시스템’이다. 지인의 부탁으로 시작한 제품인데 사용 만족도가 높아지자 지속적으로 성능을 개선하면서 반응을 보았다. 그리고 2009년 성능을 많이 끌어올리자 ‘비즈니스가 되겠다’며 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자동차를 좋아해서 취미로 만들어 본 것이 사업가로 변신하는 계기를 제공한 셈이다.
 

▲한연수 마루온 대표는 지인의 제안으로 열이 적게 나는 방전기를 직접 설계하다가 세계적인 성능의 충방전기를 찾아내 창업까지 하게 됐다. 한연수 대표가 회사가 확보한 다양한 등록증서 앞에서 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다. [사진 = 마루온]
회사 설립 직후 해외에서 인콰이어리가
 
4년여 제품 개발 경험을 살려 2009년 본격적으로 생산에 뛰어든 가운데 얼마 안 돼 태국에서 연락이 왔다. 제품을 홈페이지에서 확인했다며 수입 의사를 밝힌 것. 회사는 제품에 대해서는 자신이 있었지만 이렇게 빨리 연락이 올지는 몰랐다. 한연수 대표는 “홈페이지를 보고 전화를 걸어와 수출로 이어졌다”고 웃으며 말했다.
 
바이어는 태국에서 이 설비가 필요해 사방으로 찾던 가운데 한국에서 관련 제품이 판매된다는 소식을 홈페이지에서 확인하고 바로 연락을 취한 것이다. 수출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태국에서는 마침 배터리 재생복원공장이 생겨나고 있던 시점이어서 적지 않은 물량을 공급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보다 땅이 넓고 특히 정글 등 오지가 많은 태국에서는 무선통신을 위해 많은 기지국이 설치돼 있는데 여기에서 폐기 시점이 도래한 배터리가 많아 마루온에는 기회가 된 것이다.
 
기회는 계속 이어져 인도네시아에서도 제품을 찾았다. 태국과 마찬가지로 인도네시아에서도 배터리 재생복원공장을 짓고 있는데 여기에 장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기업과 손잡고 세계 시장 개척
 
2010년에는 마루온에는 큰 기회가 찾아왔다. 벨기에의 세계적인 전동자키 개발 및 물류회사로부터 연락이 온 것이다. 배터리 재생복원시장의 잠재력이 크다고 보고 이 시장에 뛰어들겠다며 마루온에게 손을 내민 것이다. 처음에는 큰 제안으로 생각하지 않았지만, 벨기에 회사 정보를 확인하고 놀랐다. 전 세계 주요국에 지사를 갖춘 세계적인 기업이었던 것이다. 결국 수개월의 검토 과정을 거친 후 2011년 2월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벨기에 회사는 마루온에 아이디어도 제시했다. 200kg에 달하는 장비를 이동성을 강화한 제품으로 바꿔 달라는 부탁이었다. 결국 회사는 1년의 개발기간을 거쳐 애초 200kg인 제품을 크게 줄인 30kg 제품으로 만들었다. 해외에서도 오지나 산속에 위치한 배터리 교체를 위해서는 이동성을 높인 설비가 필요했던 것. 여기에 특화한 제품을 개발하자 호평을 받았다.
 
▲마루온은 전기차 배터리 방전시스템 시장에 진출한데 이어 에너지저장시스템 시장 진출도 준비 중이다. 사진은 마루온 제품을 테스트하고 있는 모습. [사진=김준배 객원기자]
전기차 배터리 방전 시장도 진출
 
회사는 신시장 개척에도 뛰어들었다. 이 분야에서 이름을 높이자 2019년 재활용업체가 먼저 사업을 제안한 것. 당시 전기차(EV) 배터리 재활용을 위해서는 소금물에 방전하는 ‘염수방전’ 방식을 써 왔는데 이 방식은 화재 위험이 높고 무엇보다 완전히 방전하는데 시간이 5~10일이나 걸렸다. 전기차 시장 초창기에는 재활용 배터리가 많지 않아 염수방전이 가능했지만, 전기차 보급이 증가하면서 상황은 크게 바뀐 것이다. 결국 재활용업체가 마루온을 찾아와 방전 후 단락까지 가능한 대용량 방전시스템 개발을 요청한 것이다.
 
이번에도 시장은 마루온에게 기회 요인을 제공했다. 배터리 화재 사건과 함께 배터리 리콜 사태가 발생하면서 재활용 배터리가 급속도로 늘어난 것. 그러면서 EV 배터리 재활용에도 방전설비가 필수장비로 자리를 잡았다.
 
신은성 마루온 상무는 “리콜 사태로 인해 배터리 재활용 시장이 갑자기 뜨거워졌다”며 “재활용 공장도 많이 늘어나면서 저희를 찾는 곳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우리 기업이 중국업체와 함께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배터리 생산과정에서 문제가 있는 폐배터리가 나오기도 하면서 배터리 제조사들도 방전설비를 찾았다. 덕분에 자연스럽게 수출로 이어졌다. 우리 배터리 업체들이 해외에 공장을 지으면 자연스럽게 현지에 재활용 시설을 갖추기 때문이다.
 
마루온은 그동안의 기술력을 집약한 제품을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65kWh EV 리튬배터리의 경우 2시간 이내 완전 방전이 가능한 성능을 보유했다. 5~10일 걸리던 기간을 2시간 이내로 줄인 셈이다. 여기에 센서를 통한 자동스위칭 기능 내장으로 동작 전압 범위에서 별도 조작 없이 정전류 방전모드로 자동 진행되도록 했다. 이 분야 노하우가 집약된 결과다.
 
하이브리드 ESS 제품 개발 한창
 
회사는 축적된 기술을 활용한 차기작도 준비하고 있다. 에너지 저장시스템(ESS)과 무정전 전원장치(UPS) 기능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ESS 제품이다. 신재생 에너지 저장은 물론 저렴한 심야 시간대의 전기를 저장하였다가 전기 요금 피크 시점에 사용하여 전력 요금 절약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마루온은 ‘어떻게 하면 배터리를 오래 사용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관리가 편리한가’라는 두 가지 명제로 배터리 복원시스템, 충전기, 방전기, 배터리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했다.
 


한연수 마루온 대표는 “사물인터넷(IoT)을 구현하여 배터리관리시스템을 개발하였듯, 불편한 일상에서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 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했다”며 “이제 전력제어 기술과 IoT 기술을 바탕으로 UPS, ESS 등 전력기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이어 “넘버원이 아닌 ‘유일한(Only One) 제품을 개발하려고 한다”며 “이런 기술력과 인본경영이란 가치로 신뢰받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덧붙였다. 

세부 사항

마그피아

 24년 고무자석 전문가, 글로벌 자석교구 강자 꿈꾼다

 
 
1998년 창업한 자석응용 문구 및 교구업체 마그피아는 2010년대 들어 해외로 눈을 돌렸다. 국내 출산율이 내려가면서 어린이 및 유아용 문구와 교구시장이 성장에 한계를 보였기 때문이다. 2012년 1월 독일에서 열린 국제 전시회 참가가 그 시작이었다.
 
과감한 결정으로 평생 바이어 잡아
 
처음 참가한 독일 전시회 2개월 후인 3월에 독일 바이어로부터 400만 원 어치의 ‘자석 메모홀더’를 주문받았다. 
 
갑작스러운 주문에 들뜬 윤 대표는 바로 제품을 포장해 독일로 보냈다. 모든 과정이 순탄할 걸로 기대했는데 충격적인 연락이 왔다. 바이어가 ‘전시장에서 본 자석은 두께가 3mm인데 보내준 자석은 두께가 2.5mm’라며 클레임을 한 것.
 
윤현 마그피아 대표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전시회에 참가한 이후 디자인과 가격 개선 전략 목적으로 두께를 낮춘 것을 잊었던 것. 3월에는 두께 2.5mm 제품만을 생산하고 있었고 수출도 2.5mm 제품이 나갔던 것이다. 
 
윤 대표는 고심했다. 메모홀더 뒤편에 붙는 자석 두께 2.5mm와 3mm는 성능에 차이가 없다. 독일 바이어에게 이를 설명하고 설득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윤 대표는 ‘신뢰’를 선택했다. 주문한 제품과 다른 것에 대해 100% 책임을 지겠다는 결정이다. 
 
결국, 기존에 보낸 물량은 무시하라고 전달하고, 두께 3mm짜리를 다시 보냈다. 독일 바이어는 제품을 잘 받았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다른 제품인 ‘원형 자석홀더’도 주문하겠다고 했다. 윤 대표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첫 해외 전시회 참가여서 정신이 없었습니다. 저희 부스에 많은 업체들이 방문한 것은 아니었지만 주문한 독일 업체가 누구인지도 기억 못했습니다. 그냥 첫 수출을 수주했다는 기쁨에 마음만 들떠서 꼼꼼히 확인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잘못을 인정하고 상품을 보내서 그런지 바이어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 독일회사와는 지금도 거래하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전화위복’이죠.”
 
▲윤현 마그피아 대표가 유럽·일본 등에 수출하고 있는 자석 교구를 소개하고 있다. 마그피아는 단독 기획 상품으로 세계 자석교구 시장 1위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진=김준배 객원기자]
해외 시장은 일단 부닥쳐 봐야
 
마그피아는 첫 박람회 참여를 통한 수출 성과에 ‘자신감’이 붙었다. 당시만 해도 중국 기업들이 낮은 가격으로 제품을 들고 나와서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는데, 부닥쳐보니 실상은 달랐다.
 
윤 대표는 10년이 지난 지금 당시 수출 성과에 대해 두 가지 해석을 내놨다. 하나는 ‘초심자의 행운’이다. 바이어들이 처음 나오는 기업에 기회를 준다는 것이다. 매번 전시회에 나오는 업체보다는 처음 보는 업체에 관심을 보인다는 것. 새롭게 나온 곳은 시장을 뚫어야 해서 가격과 품질 둘 중 하나 또는 둘 다 경쟁력을 지니기 때문에 수입업체들은 새로운 곳을 한 번쯤 확인한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국가 브랜드 파워다. 당시에도 그렇지만 지금도 문구류나 교구류 시장에서 중국산 제품과 비교해 ‘메이드인 코리아’ 효과는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국가 브랜드 파워는 확실하다.
 
회사는 이후 해외 시장을 꾸준히 노크했고 하나둘 실적을 올렸다. 문구류에서 교구류까지 바이어가 늘었다. 마그피아는 2012년부터 매년 3~4회 해외 전시회에 나간다.
 
윤 대표는 “한두 번 해외에 나간다고 성과를 거두기는 어렵다. 5~6년 해외 전시회에 꾸준히 나가야 바이어로부터 믿음을 얻을 수 있다”며 “전시하는 제품의 퀄리티가 개선되면 바이어들도 그 회사 제품을 자연스럽게 신뢰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아리아띠’ 론칭하고 자석 교구 승부수
 
자석 교구 시장에 자신감을 가진 마그피아는 2019년부터 ‘아리아띠’라는 독자 브랜드로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중국의 공세에 차별점을 부각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윤 대표는 “OEM을 요구하는 바이어들이 우리 제품의 품질은 만족한다면서 가격은 중국 수준으로 요구하니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며 독자 브랜드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동남아 시장이 크게 열리고 있는 것도 기회요인이다. 이 지역의 생활수준이 올라가면서 과거에는 ‘못’으로 해결했던 것을 점점 ‘자석 홀더’로 대체하고 있다. 
 
윤 대표는 “우리나라도 2000년 이후에야 자석홀더 시장이 열리기 시작했다”며 “그전에는 못이나 스티커를 사용했다”고 말했다.
 
윤 대표가 자석 관련 시장에 뛰어든 것은 불가피한 이유에서다. 자석 생산업체에서 직원으로 일했던 윤 대표는 IMF 외환위기 때 회사를 그만두었다. 
 
윤 대표는 “나의 일을 하든지 아니면 직장을 다시 들어가야 했는데 당시는 IMF 외환위기 때여서 취업이 쉽지 않았다”며 “나의 일을 한다면 내가 아는 것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 자석 유통을 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마그피아는 2012년부터 꾸준히 해외 자석 문구용품 및 교구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윤현 마그피아 대표가 충북 청주 회사 사옥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준배 객원기자]
집요함으로 내수 시장 개척
 
자석 생산회사에서 퇴사해 1998년 창업한 윤 대표가 해외시장까지 진출할 수 있을 정도로 회사를 키울 수 있었던 데에는 그의 ‘직감’과 ‘끈기’가 크게 작용했다. 
 
1990년대 말 고무자석을 사용한 판촉물이 갑자기 크기 늘어났다. 윤 대표는 ‘그래, 이거야’라고 무릎을 치고 고무자석 사용처를 수배했다.
 
처음 고무자석 판촉물을 본 것은 중식당. 중식당에 물어서 인쇄공장을 소개받고, 다시 인쇄공장에서 고무자석만 붙이는 공장을 추천받았다. 
 
그리고 이 공장이 서울 청계천에서 고무자석을 조달하는 것을 확인해 그곳을 무작정 찾아갔다. 이 과정에서 판촉물용 고무자석을 구매하는 곳이 서울에는 5곳 밖에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이들을 찾아가 제안했다.
 
윤 대표는 “당시만 해도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물건을 들고 찾아가면 일부라도 구매하던 시절”이라며 “자연스럽게 수요처를 확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회사의 첫 번째 히트작은 ‘고무자석 화이트보드’였다. 화이트보드를 철판 재질에 붙여서 매직으로 쓰고, 지우고를 할 수 있는 화이트보드다. 윤 대표가 해외 전시회에 나갔다가 아이디어가 떠올라 직접 개발했다. 
 
윤 대표는 “고무자석 화이트보드는 국내에서는 최초로 개발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첫 기획 상품이어서 기대가 컸지만, 반응은 미지근했다. 문구점에 공급하고 주문을 기다렸지만, 좀체 수요가 늘지 않았다. 대출받은 자금을 개발 및 생산비에 다 써버려서 마땅히 광고도 못 한 채 기다리기만 했다. 다행히 자석메모홀더가 잘 판매돼 회사는 그럭저럭 운영됐다.
 
▲윤현 마그피아 대표가 충북 청주 회사에 설치된 제품 전시 공간에서 유아용 자석교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김준배 객원기자]
3년 만에 반응 얻은 첫 기획 상품
 
그렇게 3~4년 지났는데 갑작스럽게 화이트보드 주문이 늘기 시작했다. 학교에서 교사들이 쓰기 시작하면서 수요가 늘어난 것. 
 
윤 대표는 냉장고에 붙여서 사용하는 가정용 시장을 기대했지만 여기는 열리지 않고 오히려 칠판에 붙여서 쓰는 학교 시장이 먼저 열린 것이다. 교사들이 사용하기 시작하자 자연스럽게 가정에서도 판매가 늘면서 초기 회사의 대표 히트상품으로 자리를 잡았다.
 
윤 대표는 “처음에는 판매 대행사에서 ‘안 팔린다’고 볼멘소리를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효자 품목’이라고 말이 바뀌었다”며 “이 제품을 보면 아무리 아이디어가 좋아도 바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자석 화이트보드의 성과를 바탕으로 2010년 교구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동안의 기술력을 살린 결과 반응이 좋아 디자이너도 채용하는 등 본격적으로 교구시장 투자를 늘려나가고 있다. 회사는 지금도 5~6개월에 한 개꼴로 유아나 어린이용 교구를 새로 기획해 내놓고 있다.
 
윤 대표는 “교구 시장은 브랜드가 중요하고 무엇보다 ‘메이드인 코리아’ 효과를 볼 수 있어 동남아 시장에서 기대를 많이 한다”며 “낮은 가격의 중국산과 승부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품질과 디자인 모두에서 경쟁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수출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맨땅에 헤딩한다’라는 생각으로 사업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출과 관련 주변에서 어떤 조언을 해줘도 그게 우리 회사 경우와 일치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무조건 해외에 나가서 부닥쳐봐야 합니다. 해외전시회의 경우 참관보다는 비용이 들더라도 부스로 참가해서 바이어를 만나야 합니다.”
 
그는 이어 “처음에는 충북도나 무역협회 등 지원기관이 수출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생각했지만, 돌이켜보면 바이어를 만나게 해주는 것만큼 도움이 되는 것은 없었다”며 “특히 충북도의 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나 해외 전시상담회 참가 지원 사업을 통해 해외마케팅에서 자신감을 얻었다”고 감사를 표했다.
 
2022년에만 해도 하노이 충북우수상품전을 비롯해 충북도의 해외마케팅 지원 사업을 여럿 이용했다.
 
윤 대표는 앞으로의 포부로 “코로나 팬데믹이 서서히 풀리면서 본격적으로 수출시장에 뛰어들 수 있게 됐다”며 “2024년 100만 달러 수출 목표를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세부 사항

원격조명 릴

 높은 천장에 조명등을 설치할 때 추락사고 등의 위험이 따른다. 이런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국내 한 중소기업이 공중 작업을 안전하고 손쉽게 할 수 있는 장치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V사가 주인공이다.

 
조명등을 자동으로 승·하강 시켜주는 무선 시스템, ‘원격 조명릴’은 리모컨을 이용해 조명이 내려오는 위치를 조정할 수 있다. 조명뿐 아니라 CCTV(폐쇄회로 TV)나 화재감지기 등에도 활용할 수 있어 공중 설치물 유지와 보수의 획기적인 대안이 되고 있다. 자동으로 전원을 차단할 수 있어 감전 사고의 위험을 줄일 수 있으며, ‘집게형 스토퍼’를 달아 30m 높이에서도 최대 1.5t의 무게를 견딜 수 있도록 설계했다.
 
전 세계 22개국에 판매망 구축
 
2002년 설립된 V사는 해외시장 개척에 주력해 전 세계 22개국에 대리점 형태로 판매망을 구축했고, 50개 국가에 수출하고 있다. 주력 수출국은 중국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회원국으로, 제품을 직접 수출하고 있다.
 
V사는 원격조명릴을 제8543.70호로 수출하고 있었다. 아세안 지역의 경우 기존 FTA 원산지증명서를 발급하고 있었는데 담당 인력이 부족해 업무가 지연되면서 현지 바이어로부터 컴플레인이 발생하고 있었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중국에서 벌어졌다. 중국 바이어가 샘플 건에 대해 원산지증명서 발급을 요청해 보내주었는데, 중국의 수입 HS코드와 상이하다며 변경해 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V사는 원산지 업무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해 한-아세안과 한-중국 FTA 품목별 원산지인증수출자 인증 취득을 추진하던 중이었다. 인력 부족 문제는 신규 직원 채용을 통해 해결할 수 있지만, HS코드는 전혀 다른 문제였다. 중국뿐만 아니라 이미 수출을 진행하고 있는 국가에서도 비슷한 요구를 할 수 있었고, 품목분류 심사결과 V사 측의 책임으로 판결이 날 경우 사후 검증 등을 통해 피해보상과 거래중단 등의 손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내부 회의를 통해 V사는 이번에 의심스러운 점을 모두 해소해 나가기로 했고, 해당지역 FTA활용지원센터의 OK FTA 현장 방문 컨설팅을 신청했다.
 
컨설턴트가 V사를 방문해 현황을 점검한 결과, 원격조명릴 품목분류의 관건은 ‘리프터(Lifter)’냐 ‘호이스트(Hoist)’냐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제8543호는 그 밖의 전기기기(이 류에 따로 분류되지 않은 것으로서 고유의 기능을 가진 것으로 한정한다)로, V사는 조명등이 메인 제품이고 원격조명릴은 조명등의 설치와 관리를 편리하게 해주는 부속 제품이라고 보고 이 제품을 제8543.70호(기타 전기기기)로 분류했던 것으로 보인다.
 
▲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리프터’가 아니라 ‘호이스트’
 
하지만 컨설턴트가 검토를 한 뒤 제시한 의견은 달랐다. 호이스트의 일종인 제8425.11호로 분류한 것이다.
 
원격 조명릴은 90여 종의 원·부자재를 조립해 만든 것이며, 컨설턴트가 적정 HS코드 분류를 위해 품목의 현품확인, 용도 및 기능, 규격, 투입 원부자재 일체에 대한 검토를 진행한 결과였다. 원격조명릴 품목 자체의 기능, 즉 줄을 이용해 들어 올린다는 점에 집중한 판단이었다. 또한 물건을 내리는 양하 중량에 따라 6가지 세번으로 분류된다는 점도 V사 측에 설명했다.
 
제8425.11호의 중국의 기본관세율은 6%이며. 한-중 FTA 협정상 양허유형은 ‘15’이다. 당사국 양허표상의 단계별 양허유형 ‘15’로 규정된 원산지 상품에 대한 관세는 이 협정의 발효일을 시작으로 15단계에 걸쳐 매년 균등하게 철폐되어, 이행 15년 차 1월 1일부터 그 상품에 대하여 무관세가 적용된다. 2021년 한-중 FTA 협정관세율은 3.2%이다.
 
아세안의 경우 기본관세율은 회원국 별로 0~5%이지만, 한-아세안 FTA 협정세율을 적용하면 0%이다.
 
세번변경기준으로 원산지 충족 시도
 
정확한 품목분류를 했으니 이번에는 FTA 원산지 결정기준을 충족하는지 알아보기로 했다.
 
제8425.11호의 한-중 FTA 원산지결정기준은 ‘다른 호에 해당하는 재료로부터 생산된 것(4단위 세번변경기준, CTH)’이다. 한-아세안 FTA는 ▲수출 당사국의 영역에서 완전 생산된 것(WO) ▲다른 호에 해당하는 재료로부터 생산된 것 또는 40퍼센트(%) 이상의 역내 부가가치가 발생한 것(CTH or BD 40) 중 하나를 충족하면 된다.
 
컨설턴트는 두 FTA의 공통된 원산지 결정 기준인 CTH를 충족시켜 보기로 하고 V사 담당자와 함께 진행했다. 90여 종의 원재료 HS코드가 완제품 HS코드와 달라야 하는 만큼 원재료 공급 업체들로부터 원산지(포괄)확인서와 원산지소명서 등 관련 서류를 받아 원산지 결정을 위한 소요부품자재명세서(BOM, Bill of Material)와 제조공정도(Manufacturing Process), 원산지소명서(Cost and production Statement) 등의 서류를 작성해 검토했다.
 
‘역내 가공·충분 가공·직접 운송’ 원칙
 
FTA 원산지 결정의 3가지 기본 원칙은 역내가공원칙, 충분가공원칙, 직접운송 원칙이다. 이러한 기본 원칙이 모두 충족된다는 전제하에 수입국 세관에 FTA 원산지증명서를 제시하고 협정세율을 적용받을 수 있다.
 
‘충분가공원칙’은 산업의 글로벌화가 심화하여 외국의 재료를 사용하지 않는 공산품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 또한 생산 공정 일부를 외국에 위탁하여 수행하는 경우에서 착안해낸 개념이다. 이런 상황에서 완전 생산품만을 원산지 물품으로 인정한다면 FTA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어려우며, 역외국가의 재료를 사용한 불완전 생산품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역내의 생산과정에서 만들어진 새로운 상품이라 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정도의 공정이나 가공(실질적 변형)’을 거쳤다면 원산지 물품으로 인정한다는 것이 충분가공원칙이다. 세번변경기준도 이에 포함된다.
 
‘직접운송원칙’은 제3국 경유 없이 협정 체결국가 간에 직항운송이 원칙이라는 뜻으로 직접 운송된 품목만 협정세율을 적용한다는 의미이다. 예를 들어 중국과 거래를 하는 업체가 한-중 FTA를 적용하여 관세 혜택을 보고자 한다면 우리 인천항에서 출발할 때 타국을 경유하지 않고 중국까지 도착해야 한다. 3가지 기본 원칙 중 가장 중요한 것으로, 유효한 원산지증명서 발급을 완료했더라 하더라도 ‘직접운송원칙’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FTA 협정세율 적용이 불가능하다.
 
컨설턴트는 원격조명기의 제조공정도를 검토한 결과, V사가 원부자재 매입, 설계도 및 조립공정도 작성, 공정에 부합하도록 원부자재의 가공(밀링, 절삭 등), 용접 등을 통한 완제품 제조를 진행하고 있어 한-중 FTA 및 한-아세안 FTA 협정에서 규정하고 있는 불인정공정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했다.
 
또한 V사는 아세안 및 중국 수출 건 각각의 B/L(선하증권)을 수취했으며, B/L 검토 결과 3국 경유 없이 직접 운송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V사의 원격 조명릴은 한-중 FTA, 한-아세안 FTA 협정에 따른 원산지결정기준을 충족한다는 것을 입증했다.
 
품목별 원산지 인증수출자 취득
 
원산지 결정 작업을 완료한 V사는 한-아세안 FTA와 한-중 FTA의 품목별 원산지인증수출자 인증 취득 절차를 진행했다.
 
해당 FTA는 모두 원산지증명서 기관발급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업체 내부 원산지관리는 컨설팅을 신청한 담당자가 전담하기로 했으며, 원산지관리 지정을 받기 위해 관세국경관리원에서 진행하는 교육을 이수, 관련 자격을 구비했다. 이를 통해 변경한 HS코드 제8425.11호로 관할 본부세관인 광주세관에 품목별 원산지인증수출자 인증 신청을 진행해, 최종 인증을 취득했다. 원산지증명서를 받은 중국 바이어도 만족해함으로써 향후 V사의 중국 수출은 원활히 진행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V사는 대한상공회의소를 통해 진행하던 원산지증명서 발급업무를 관세청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한-아세안 FTA 표준 문서인 AK FORM과 관련해 아세안 현지 바이어로부터 관세청이 발급한 원산지증명서(C/O)로 변경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한국무역협회 FTA활용정책실 제공

세부 사항

베트남, 섬유봉제업 불황 탈출 대책
 

2022년 하반기부터 위기를 맞은 베트남 섬유봉제산업은 작년에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업계는 조업일수 단축, 공장 가동 제한 등으로 맞서고 있지만 어려움이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힘들 전망이다.

 
◇작년에도 ‘흐림’=베트남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1~4월 원단 생산에 사용되는 원사 수입은 6억8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4.9% 감소했다. 같은 기간 베트남의 섬유직물 제품 수출은 97억2000만 달러로 18.1% 줄었다. 또한 베트남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직물의류 제조부문의 산업생산지수(IIP)가 94를 기록하며 전년 같은 기간보다 6p 하락했다.
 
베트남 섬유의류협회(VITAS)는 지난해 상반기에도 글로벌 수요가 회복하지 못함에 따라 전체 수출이 작년 수준을 밑돌 것으로 추정했다. 신규 주문량이 예전 수준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뜻이다. 베트남 제조업 전망을 보여주는 구매자관리지수(PMI)도 5월 45.3포인트를 기록해 2021년 9월 이후 가장 낮았다.
 
◇미·중·유럽연합(EU)의 영향=올해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3.1%로 꾸준히 둔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미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미국 소비자들의 경제 인식과 심리를 보여주는 소비자심리지수도 69.5로 안정적인 모습이다.
 
하지만 미국의 소비심리가 회복되더라도 신규 주문이 생산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022년 하반기부터 문제가 됐던 미국 내 높은 재고율은 수요처의 신규 주문에 영향을 주고 있다. 한국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미국의 주요 유통채널 사이에 저가 의류의 지나친 재고 현상이 점차 해소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보수적인 입장이어서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실제로 미국의 대형 유통망 월마트는 실적 발표에서 “전반적인 재고 수준은 작년과 비슷하지만 의류 부문은 조정이 더 필요하다”고 업급했다. 또한 노스페이스, 반스, 팀버랜드 등의 모기업인 VF와 나이키, 아디다스 등 주요 브랜드도 여전히 재고 소진에 집중하고 있다.
 
한편 중국의 리오프닝은 베트남 섬유봉제업계에 양날의 검이다. 베트남은 중국에 대한 주요 원사 공급국이자 최대 수출시장이다. 베트남의 유가증권 중개회사 VN다이렉트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리오프닝은 베트남의 원사 공급을 개선하면서 가격도 낮출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베트남 섬유봉제업계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보이는데 중국이 베트남 원사 수출의 48%를 차지하는 주요 시장이기 때문이다. VN다이렉트는 “중국이 경제를 완전히 재개하면 하반기부터 베트남의 원사 수출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중국의 리오프닝은 베트남 섬유봉제산업의 주요 수출시장인 미국과 유럽에서 강력한 경쟁자가 다시 등장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VN다이렉트에 따르면 2022년 미국 의류 시장에서 중국은 25.7%의 점유율을 보였고 베트남은 14.9%로 그 다음이었다. 
 
또한 EU 통계국 유로스탯에 따르면 2021년 EU 의류 부문에서 중국은 12.8%를 점유했지만 베트남은 1.8%에 그쳤다. 이처럼 중국은 베트남 섬유봉제산업의 가장 큰 조력자이자 경쟁자다.
 
팬데믹, 에너지 대란, 인플레이션 등 글로벌 복합 위기를 겪으면서 유럽 소비자들은 저렴하면서 친환경 제품을 선호하고 있다. 하지만 베트남은 아직 유럽이 원하는 생산 환경을 갖추지 못해 베트남산 봉제 제품의 시장 점유율 감소가 예상된다.
 
EU 집행위원회는 2022년 2월 공급망실사지침(CSDD) 초안을 공개했다. 이는 EU 회원국의 주문을 받는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요건을 의무화하는 조치로, 베트남 섬유봉제업계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공급망실사법 적용 시 베트남 내 한국 기업에게도 유럽 수요처의 ESG 관련 정보 요구가 예상되며 ESG 관련 요건이 공급처 선정 기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베트남은 그간 EU에 제품을 수출할 때 일반특혜관세제도(GSP)를 통해 무관세 또는 낮은 세율을 적용받다가 올해부터 베트남이 이 대상에서 제외돼 수출 차질이 우려됐다. 하지만 EVFTA(EU-베트남 자유무역협정)를 이용하면 GSP와 비슷한 수준의 관세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투입비용의 증가=베트남은 정부 주도로 최저임금이 매년 5~7% 상승했다. 2022년 베트남의 평균 임금 상승률은 12%로 아시아는 물론 세계에서 가장 높았다. 
 
블룸버그의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은 지난해 실질 임금 상승률이 4%로, 국가별 조사에서 2위를 차지했다. 이는 결국 생산 제품의 가격에 영향을 미쳐 글로벌 시장에서 베트남 봉제 제품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2022년부터 지속된 원자재 공급망 불안도 베트남 제품 원가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섬유봉제산업에 필요한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업계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 중국의 리오프닝으로 공급망이 안정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중국은 더 이상 안전한 공급망이 아니라는 것이 업계의 반응이다.
 
◇중국 의존도 낮추기=베트남은 섬유와 의류 수출에서 세계 3위를 자랑하지만 원단, 면과 같은 주요 원자재의 대부분을 중국에서 수입한다. 이 때문에 중국에서 인건비 상승, 물류 차질 등의 이슈가 발생하면 원자재 가격과 공급 불확실성이 상승한다. 
 
이에 따라 베트남 섬유의류협회는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2030 베트남 섬유의류산업 발전 방안’을 발표했다.
 
방안은 크게 네 가지인데 고부가가치 전환, 환경보호 및 지속 가능한 발전 추구, 숙련 노동자 육성, 해외투자 유치가 그것이다. 
 
또한 중국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완화하기 위해 원자재의 현지화율을 2030년까지 70%로 높일 계획이다. 
 
작년 12월에는 정부가 ‘2035년 섬유의류산업 비전’을 발표했는데 섬유봉제산업에 대한 국가 차원의 발전 의지를 밝힌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아세안섬유산업연맹(AFTEX)은 지난 6월 정기 회의를 갖고 역내 섬유산업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다. 공급망, 친환경 생산 등에 대한 역내 연결성을 높여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목표 아래 산업 발전 방향과 전략을 수립하고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다.
 
◇업계 대응과 시사점=글로벌 경기 침체와 신규 주문 감소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베트남 소재 섬유봉제 업체들도 투입비용을 줄여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조업일수 감축인데 베트남은 주 6일 근무가 기본이지만 대부분의 업체는 현재 주 5일만 공장을 운영하고 일부 공장은 4일 생산도 고려 중이다. 
 
업계는 현 상황이 장기화하면 근로자 이탈이 불가피해 주문이 늘 경우 즉각적인 생산량 회복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일부 신발 업체는 신규 주문 감소 장기화로 조업일수 감축만으로 감당하기 힘들어지자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도 했다.
 
호치민시 인근의 봉제업체 관계자는 KOTRA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근로자의 이탈을 막으려면 더 이상의 생산 감축은 힘들기 때문에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숙련 기술자를 양성해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 위주로 생산하고 있다. 또한 노사 합의로 공휴일에 연차휴가를 붙여 사용해 공장 가동시간을 탄력적으로 가져가는 식으로 근무일수를 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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