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전바이오

농약 유통하다 친환경 농자재 개발… 지구촌 곳곳 수출

 
 
“도장을 찍으니 그제야 감동의 눈물이 났습니다.”
 
친환경 유기농 자재기업 명전바이오의 이윤정 대표가 지난 2017년 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 농진청과 수출 계약을 체결할 당시를 회상하며 전한 말이다. 이 계약 건은 명전바이오의 첫 수출이다. 더욱이 수출과 함께 현지에 합자회사 ‘가뇽’을 세워, 유기농 자재 생산까지 진행하게 됐다.
 
여성인 이윤정 대표는 “아프리카 사람들이 덩치가 커서 처음 볼 때는 ‘무섭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막상 함께 회의를 하다 보니 ‘순수하다’는 느낌이었다”고 당시 소회를 전했다. 
 
이 대표는 이어 “수출 계약 체결까지 6개월 정도 걸렸는데 정말 재미있게 일했다”며 “아프리카에 대한 이미지가 크게 바뀌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명전바이오는 코트디부아르의 수출을 계기로 에티오피아와의 수출 계약도 끌어냈다.
 
▲이윤정 명전바이오 대표는 농약을 유통하다가 문제점을 깨닫고 친환경 농자재 시스타를 개발했다. 시스타 핵심 원료인 수용성 규산염 고체를 들고 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는 이윤정 대표. [사진=김준배 객원기자]
▲이윤정 명전바이오 대표가 충북 진천에 있는 회사 사옥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김준배 객원기자]
농약 유통하다가 농자재 개발 나서
 
이윤정 명전바이오 대표가 유기농 농자재 개발에 뛰어든 것은 농약 폐해의 심각성을 깨달은 것이 계기가 됐다. 농약 유통업을 하던 그는 농약 사용에 따른 환경 피해가 적지 않다는 데 고민을 했던 것. 
 
이 대표는 “농약 유통업을 하면서 후손을 위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며 “우연한 기회에 수용성 규산염이 친환경 농약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돼 직접 개발까지 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농약을 유통하는 과정에서 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었고 이 과정에서 친환경 농법에 대해 관심을 갖고 꾸준히 공부했다. 그러던 중 이 분야에 전문가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보유한 특허의 전용실시권 계약을 체결한 후 직접 생산하게 됐다.
 
개발 이전에 농약을 유통한 것은 회사에 커다란 기회였다. 고객사에게 신개발품 테스트를 요청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친환경 농자재 개발을 마치고 수요처를 찾던 이윤정 대표에게 마침내 기회가 찾아왔다. 벼의 어린 생물인 육묘가 냉해로 인해 생기를 잃어 커다란 피해가 우려된다는 말을 고객으로부터 들은 것. 
 
육묘의 첫 번째 절간(잎이 달려 있는 마디와 마디 사이)이 물러지는 등 심각한 폐해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이 대표는 자신이 직접 생산한 규산염 사용을 제안했다.
 
“‘저를 믿고 제가 드리는 농자재를 500배 희석해서 3일 간격으로 3번만 뿌려보시라’고 말했는데 얼마 후 묘목들의 두 번째 절간에서 뿌리가 나왔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대량 폐기 위기에 놓여 있던 묘목들이 다시 살아난 것이죠. 당시 냉해 피해를 보았던 묘목 분량이 20상자 약 1마지기(약 300평)였으니 엄청난 피해를 막은 것이었습니다. 당시 언론에서도 보도가 될 정도였습니다.”
 
이 대표가 2012년 명전바이오로 농자재 생산업에 본격 뛰어든 계기가 된 사건이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제품이 ‘시스타’이다. 
 
일반적으로 규산염은 작물흡수율이 30~40%에 그치기 때문에 효과가 크지 않다. 하지만 시스타는 2000도에 첨가제를 넣어 10시간가량 끓였다가 응고해서 만든다. 이 과정을 거치면 규산염의 흡수율을 99.9%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명전바이오는 2025년까지 해외에 5개의 조인트벤처를 세울 계획이다. 사진은 지난 2019년 인도시시아 정부 관계자들이 충북 진천 명전바이오 사옥을 방문했을 당시 회의 모습. [사진=명전바이오 제공]
▲명전바이오는 2022년 11월 충북 청주호텔에서 베트남 바이어와 100만 달러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김준석 명전바이오 전무이사(오른쪽)가 베트남 바이어업체 관계자와 수출협약 후 기념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다. [사진=명전바이오 제공]
제품 검증 위해 정부·지자체 적극 활용
 
제품이 본격적으로 양산된 후 이 대표는 사방팔방으로 뛰어다녔다. 많은 농가에서 믿고 제품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등의 검증과 도움이 절실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농업진흥청, 농업기술원, 농업기술센터는 물론 시군 등 지자체와 농협을 찾아가 제품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며 “이를 통해 우리 제품이 벼의 조직을 단단하게 만들어 태풍이 와도 벼가 쓰러지는 도복 현상이 적다는 점과 우리 제품을 사용한 쌀의 품질이 우수한 점을 확인할 수 있게 돼 이를 알리게 됐다”고 말했다.
 
물론 모든 과정이 일사천리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 대표는 끈기를 갖고 차분히 설명해 제품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도록 도움을 받았다.
 
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 수출 후 중국에서도 관심을 보였다. 당시만 해도 중국에서 한국 제품을 모방해 유사 제품을 출시해 시장에 교란을 준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에 우려가 없던 것은 아니다.
 
“어디서 들었는지 인터넷에서 저희 제품을 봤다며 중국 업체 여럿으로부터 연락받았습니다. 대부분 샘플을 보내달라는 것이죠. 현지에 합자회사를 만들자면서 설계도면을 보내주면 돈을 송금하겠다는 곳도 있었습니다. 한 기업은 우리 제품과 동일한 제품 개발을 시도했다가 실패했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첨가제를 넣어 2000도까지 끓이는 작업을 하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아직 성공한 곳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2022년 11월에는 충북도 지원으로 또 다른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해외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에 참석해 베트남 기업과 100만 달러 규모의 친환경농자재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2025년까지 5개국 조인트벤처 목표
 
회사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한동안 해외 진출이 주춤했다. 제품 특성상 대면 실증을 해야 하고 사용법 등에 대해 충분히 설명이 필요한데 이런 과정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코트디부아르 사례를 살려 해외에 조인트벤처기업을 세우는 방식으로 진출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미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 에티오피아와 이런 방식으로 업무협약(MOU)을 마친 상태로 조만간 관련 비즈니스에 다시 착수한다.
 
명전바이오는 신남방 종합무역사절단에 참가해 태국·말레이시아 현지 바이어를 방문, 조인트벤처 설립 등에 대해 폭넓게 논의했다.
 
수출 초보기업의 해외 시장 진출에 대해 여러 조언을 밝히기도 했다. 
 
“국내가 힘들다고 해외로 진출하려는 곳이 있는데 그것은 절대 아닙니다. 해외가 아무래도 문화 차이도 있고 하니 국내보다 진출이 몇 배는 어렵습니다. 국내에서 충분히 실력을 쌓고 그 다음에 해외로 나가야 합니다. 또한 돈이 들어오기 전에는 해외에 절대 물건을 보내서는 안 됩니다. ‘사인했다’ ‘주문했다’ 등 그대로 믿어서는 안 됩니다. 입금된 것을 확인하고 행동해야지 아니면 큰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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