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멕주블루웨일 브루하우스

독자 레시피 수제맥주로 ‘K비어(beer)’ 열풍 만든다

 

회사 설립 : 2017년 7월
분야 : 수제맥주 양조업
회사 이름에 담긴 뜻 : 블루웨일(대왕고래)+브루하우스(양조공장). 블루웨일처럼 이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수제 맥주회사가 되자
사업 목표 : 최고 품질의 수제맥주로 성공해 K-컬처에 이은 K-비어(맥주) 문화 세계 전파

충북 충주시에 있는 수제맥주 양조업체 블루웨일브루하우스. 이 회사는 독특한 점이 많다. 우선 사명부터 특이하다. ‘블루웨일’과 ‘브루하우스’를 붙였다. 직역하면 ‘대왕고래 맥주공장’이다.
 
주택가에 위치한 독특한 사옥
 
충주시 문화동에 있는 회사를 찾았을 때 사옥 외관의 독특함에 놀랐다. 아파트단지 건너편 주택가에 위치한 이 회사는 서울 홍대에서나 있을 법한 독특한 단독 건물에 있다.
디자인은 회사가 직접 했다. 외곽에는 커다란 블루웨일(대왕고래) 그림이 새겨져 있다. 
 
고래 그림 역시 회사에서 직접 디자인했다. 고래 이미지가 충분히 큰데, 박선애 블루웨일브루하우스 대표는 더 크게 도안하지 못한 것을 못내 아쉬워했다. 1층에는 맥주공장(양조시설)이 있고 2층은 ‘브루펍(Brew Pub)’이자 24시간 수제맥주 무인판매점이 자리 잡았다.
 
독특함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이 회사는 한국인과 중국인이 함께 창업했다. 주류업계에서 만나 창업으로 이어졌을 것으로 생각했으나 실제는 그렇지 않았다. 창업 과정이 범상치 않다. 박선애 대표는 제약 및 농업 분야 연구개발자 출신이다. 직장인이었던 박 대표는 ‘내가 좋아하고 푹 빠질 수 있는 일’을 찾았다.
 
 
▲충주시 문화동에 위치한 블루웨일브루하우스 사옥 앞에서 촬영에 임하는 장위봉 대표(왼쪽)와 박선애 대표. 회사는 세상에서 제일 큰 고래인 블루웨일(대왕고래)처럼 수제맥주업계의 블루웨일(가장 큰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사진=김준배 객원기자]
▲충북 충주시 문화동에 위치한 블루웨일브루하우스 브루펍에서 함께 업무를 준비 중인 박선애 대표(왼쪽)와 장위봉 대표. 이곳은 블루웨일브루하우스가 설계해 단독으로 사용하는 2층 건물로 1층은 양조장, 2층은 브루펍 겸 24시간 무인 주류판매점이다. [사진=김준배 객원기자]
 
우연한 만남이 수제맥주 양조 창업으로
 
그러던 중 수출입 거래를 하면서 알게 된 협력사 관계자인 장위봉 대표(중국 국적, 중국명 장웨이펑)와 자리를 가졌다. 그곳이 우연하게도 서울 강남의 인기 수제맥주집이었다. 자연스럽게 대화 주제로 수제맥주가 떠올랐는데 장위봉 대표가 가업(家業)이 양조업이라고 소개했다. 중국에서 꽤 큰 규모의 공장형 맥주 양조업을 하고 있었던 것. 장 대표는 거기서 양조 방법을 자연스럽게 터득했다.
 
공장 연구실에서 장 대표는 본인만의 레시피도 만들곤 했다. 장 대표는 “2010년 즈음 중국에서 수제맥주가 등장했는데 정말 맛이 별로였다”며 “내가 더 잘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브루어(맥주양조사) 변신 과정을 소개했다.
 
장 대표의 이런 소개에 박 대표는 과감히 제안했다. 한국에서 수제맥주 사업을 하자는 것. 장 대표는 고민했지만, 박 대표가 자신이 사는 충주의 청정수와 이를 바탕으로 자란 천연 농산물을 자랑하며 설득하자, 장 대표도 결단을 내렸다.
 
반년 만에 법인설립, 또 반년 만에 양조
 
그 이후는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됐다. 2017년 2월 사업 제안 후 5월에 함께 양조설비를 고르고 7월에는 법인을 세웠다. 9월에는 설비를 계약해 10월에 설치하고 11월 조립했다. 그리고, 12월에는 양조를 시작했다. 다음 해 2월에는 소박하지만 둘만의 색깔을 가진 수제맥주를 제공하는 스토어를 오픈할 수 있었다.
 
과정이 험난했을 만도 했지만 둘은 완벽한 호흡으로 하나씩 일을 처리했다. 공동사업을 하기 전에 사업적으로 함께하면서 신뢰를 쌓았고 무엇보다 박선애 대표는 경영 전반, 장위봉 대표는 수제맥주 양조를 책임졌다. 역할이 확실하고 서로를 믿으니 걸림돌은 없었다.
 
5년간 개발한 수제맥주가 37종
 
장 대표는 중국에서 연구한 레시피를 살려 충주 양조시설에서도 왕성한 연구를 반복했다. 이를 통해 출시한 맥주가 이미 40여 종에 달한다. 특히 10종은 우리 농산물을 이용한 맥주다.
 
맥주 개발 과정에 대한 질문에 장 대표는 “머릿속에서 디자인하고 그 다음에 레시피를 만든다. 레시피가 잡히면 이걸 테스트한다”며 대수롭지 않게 말한다.
 
하지만 박 대표가 고개를 저었다. “절대 쉽게 나오는 게 아닙니다. 신제품을 개발할 때면 장 대표가 매우 집중하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습니다. 원료 비중은 어떻게 하고 발효와 숙성을 위한 온도는 어떻게 조절해야 하며 이를 통해 몇 %의 알코올 도수를 만들 수 있는지 고려하는 등 확인해야 할 게 매우 많습니다.”
 
장 대표는 ‘브루 마스터(Brew Master)’로 불린다. 단순히 양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양조 설비를 디자인해 조립하는 경지에 오른 양조사를 부르는 호칭이다. 양조설비를 충분히 이해하기 때문에 다양한 풍미와 향을 구현할 수 있다.
 
덕분에 다양한 레시피를 개발해 다양한 종류의 맥주를 만들 수 있으며 알코올 도수 역시 1%부터 15%까지 구현할 수 있다.
 
 
▲블루웨일브루하우스는 충청북도의 지원으로 중국 왕홍(인플루언서)과 수출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 중국 왕홍들이 라이브커머스로 블루웨일브루하우스 맥주를 소개하고 있는 영상. [사진=블루웨일브루하우스]
기존 맥주에서 느낄 수 없는 ‘음용성’
 
박 대표와 장 대표는 블루웨일브루하우스 맥주의 경쟁력으로 ‘음용성’을 꼽았다. 쉬운 말로 맥주의 ‘목 넘김’이 탁월하다.
 
박 대표는 쉬운 설명을 부탁하자 “우리 회사의 15도 알코올 도수 맥주를 마시면 이 맥주를 15도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일체 화학적 원료 첨가 없이 물·맥아·홉·이스트 등 맥주의 핵심 4가지 요소를 그대로 자연 발효시켜 완성하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처음부터 4요소만으로 만들기 때문에 긍정적인 알코올을 발생시킬 수 있다”며 “전문가들은 ‘자연이 선물한 술’로 표현한다. 맥주 전통성을 살린 맛의 균형감을 발휘한다”고 강조했다.
 
왕홍과 손잡고 중국 시장 개척
 
회사는 중국 수출에 대해 큰 기대를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충북도의 도움으로 중국 왕홍(인플루언서) 전문업체와 수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중국에서는 인지도가 있는 곳으로, 중국 내 코로나 팬데믹 재확산에 따른 통제로 인해 현재(2022년 10월)는 잠시 보류된 상태다.
 
왕홍과의 수출 과정을 질문하니 튀는 디자인과 중국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맛을 꼽았다. 박 대표는 “왕홍이 신상품을 찾는 과정에서 우리 제품의 디자인을 보고 관심을 보였다”며 “샘플을 받아본 후 시음 후 계약까지 연결됐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중국 수제맥주와는 확실히 차이를 느꼈을 것”이라며 “한국에서 중국인이 양조한 맥주라는 점도 관심을 끌게 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홈페이지를 만들 정도로 중국 시장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 장 대표가 중국인이라는 점도 확실한 경쟁력이다. ‘한국에서 중국인이 만든 맥주’는 마케팅 포인트로 충분하다. 박 대표는 “올봄(2022년) 중국에서 세계적인 맥주박람회가 열렸는데 방문하면 한 달간 격리해야 해서 못 갔다”며 “내년 박람회는 저희에게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회사는 브루 마스터의 노하우를 살려 아카데미도 운영한다. 박 대표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맥주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다. 맥주만큼 기호가 확실한 주류는 없을 것”이라며 “자신이 원하는 맥주 취향을 확인해 더 즐거운 음주문화를 느낄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수제맥주계의 블루웨일 꿈꿔
 
회사는 수제맥주계에서 세계적인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사명에 ‘블루웨일’을 넣은 것도 그런 취지다.
 
박 대표는 “세상에서 제일 큰 고래가 ‘블루웨일’이다. 우리가 수제맥주계의 블루웨일이 되고자 한다”며 “우리 맥주의 맛과 품질에 대해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해외에서도 통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장 대표도 “블루웨일은 중국에서 ‘희망’과 ‘용진(勇進-용감하게 나아감)’을 의미한다”며 세계적인 기업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의지를 밝혔다.
 
박선애 대표는 앞으로의 포부로 “고품질의 맥주로 성공해 K-컬처에 이은 K-비어를 전 세계에 알리고 싶다”며 “중국을 시작으로 동남아에 진출 후 미국, 호주 등 그 외 지역도 차례대로 수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회사는 현재 태국 및 베트남 바이어 등과 현지 판매에 대해 논의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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