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베트남 소매시장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전년보다 다소 둔화됐지만 이듬해에는 모든 분야에서 완연한 회복세를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분야별로 소매점들의 증감 추이를 보면 우리 제품이 어느 곳을 공략해야 할지 대충 감을 잡을 수 있다.
◆견조하게 성장하는 소매시장=베트남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베트남 소매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8.6% 증가한 2042억8655만 달러였다. 베트남 소매시장은 2015년부터 2021년까지 6년 연속 연평균 10.7%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전 산업이 위축되는 상황에서도 소매시장은 견조세를 유지했다.
◆‘쿱’과 ‘윈’이 양분한 시장=한국의 홈플러스, 이마트 등과 비교될 수 있는 베트남의 대형 마트 점포 개수는 2019년 360개에서 2020년 332개로 감소했다가 2021년 348개 그리고 작년에는 373개로 다시 회복세를 보였다. 2021년 기준 쿱마트 128개, 윈마트 123개로 두 기업이 시장을 양분했으며 사쿠코(36개), 란치마트(24개), 이온시티마트(20개), 탑스마켓(15개) 등이 뒤를 이었다.
◆폭증하는 편의점과 하이퍼마켓=편의점과 하이퍼마켓 수는 2019년 3007개에서 2022년 6735개로 124%나 늘었다. 이 중 마산그룹의 자회사 윈마트플러스(구 빈마트)와 모바일월드의 소매 자회사 박화싸잉은 하이퍼마켓의 양대 산맥으로 베트남 전역의 하이퍼마켓 소매시장을 독식했다.
2020년 기준 윈마트플러스의 점포 수는 2870개, 박호아싸잉은 1214개로 총 4084개였으나 작년에는 2601개와 2147개로 두 기업의 소매점을 합치면 4748개에 달했다. 이외에도 2021년 점포 수 상위 순위를 기록한 곳은 편의점 서클케이(415개), 쿱푸드(394개), 사트라푸드(187개), 패밀리마트(143개) 등이며 한국의 GS25는 약진을 거듭해 133개로 7위에 올랐다.
▲하노이 소재 빈컴몰 내부 [사진=한국무역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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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컴몰이 지배하는 백화점 시장=2019년 베트남의 백화점 수는 호찌민 27개, 하노이 14개, 이외 지역 55개로 총 96개였다. 2020년에는 호찌민에서 1개가 문을 닫고 하노이에서 2개 증가, 기타 지역에서 10개가 늘어 총 107개가 됐다. 2021년에는 같은 숫자가 유지됐으며 작년에는 호찌민 1개 감소, 하노이 1개 감소, 기타 3개 증가해 모두 109개의 백화점이 있다.
2021년 브랜드별 점포 수는 빈그룹의 빈컴몰이 80개로 전체 백화점의 70%가 넘는 비중을 차지했고 이어 롯데마트(14개), 이온몰(6개), 팍슨스(3개), 로빈스(2개) 순이었다.
◆증가하는 가전제품과 모바일기기 판매점=지난해 베트남 전역의 전자기기 및 모바일기기 판매점은 4409개로 전년 대비 20.4% 증가했다. 2021년 기준 매장 수는 더지오이디동이 3080개로 가장 많았고 FPT숍(760개), 비엣텔스토어(347개), 홍하(95개), 셀폰에스(73개)가 뒤를 이었다.
◆체인점 약국의 비약적 성장=코로나19 이후 소매시장을 견인한 것은 일반의약품(OTC)의 매출 증대다. 베트남의 체인점 약국은 2021년 864개에서 2022년 1745개로 102%나 증가했다. 특히 사모펀드인 메콩캐피털의 투자를 받은 파마시티는 2021년 534개 매장에서 2022년 1000개 매장으로 점포 수가 87.3%나 늘었다. 같은 기간 FPT롱차우 약국은 214개에서 535개, 안캉파머시는 116개에서 210개로 증가했다.
강세를 보이는 약국은 지역별로 상이했다. 호찌민시는 타 지역 대비 소매 판매가 활발한 편으로 모든 약국 및 드럭스토어의 매장 수가 하노이를 앞질렀다. SK파머시, 파노파머시, 안캉파머시, 에코파르마 등은 하노이에는 매장을 내지 않고 호찌민과 다른 지역에만 출점했으며 일본의 드럭스토어 브랜드 마츠모토키요시는 호찌민에만 2개 매장을 보유했다.
◆생활용품 소매점의 감소=베트남에서 식료품과 잡화를 파는 하이퍼마켓과 약국 점포 수의 증가세는 뚜렷한 반면 무무소(중국), 미니소(중국) 등 한국의 다이소처럼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4만 동 숍(2000원 숍)의 감소가 두드러졌으며 2021년에는 전년 대비 –20%를 기록했다.
호찌민의 생활용품 소매점은 2020년 71개에서 2021년 57개, 2022년 56개로 점차 감소했으며 기타 지역에서도 67개, 69개, 35개로 급감했다. 같은 기간 하노이에서는 32개, 28개, 32개로 큰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전체 매장 수는 170개에서 123개로 27.6% 줄었다.
◆피트니스 체인과 영화관도 감소=코로나19는 베트남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에도 영향을 끼쳤다. 2020년 116개였던 대형 피트니스 체인은 2022년 107개로 줄었다. 멀티플렉스 극장 역시 182개에서 173개로 감소했다.
◆의류 및 신발 소매점의 쇠락=작년 기준 베트남 전역의 의류 및 신발 소매점은 1330개로 전년 대비 44% 감소했다. 현지 운동화 브랜드인 ‘비티스’와 액세서리 브랜드 ‘주노’가 일부 매장을 철수하면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2021년 베트남에서 가장 점포가 많은 의류 소매점은 블루익스체인지로 319개였으며 ‘피에르가르뎅’ 브랜드를 보유한 안푸옥이 166개로 3위, 베트남 로컬 운동화 브랜드 비티스가 156개로 3위를 차지했다. 베트남 현지 여성복 브랜드 ‘엘리스’는 121개 매장으로 4위에 올랐고 ‘베트남의 유니클로’로 불리는 카니파는 110개로 6위에 등극했다.
◆유·아동용품 시장의 절대강자 꼰꿍=기저귀, 분유, 아동복, 완구, 출산준비물 등을 편집숍 형태로 판매하는 유·아동용품 전문 소매점의 경우 점포 수가 2021년의 1093개에서 이듬해에는 1030개로 줄었다.
그러나 이는 하노이와 호찌민을 제외한 기타 지역에서 700개에서 535개로 감소했기 때문이며 오히려 하노이는 147개에서 164개, 호찌민은 246개에서 331개로 각각 증가했다.
2021년 브랜드별 점포 수는 호찌민에서 시작한 꼰꿍이 총 624개로 절대 우위를 보였고 북부에서 시작한 비보마트가 156개로 그 다음이었다. 3위는 155개의 키즈플라자였다.
◆베트남 ‘톱5’ 전자상거래 몰은?=전자상거래 정보 제공기업 아이프라이스베트남에 따르면 2021년 4분기 기준 트래픽 수 1위를 기록한 전자상거래 몰은 싱가포르에 모회사를 둔 쇼피였다. 쇼피는 앱스토어와 플레이스토어 모두 다운로드 1위를 차지했으며 4분기 웹 트래픽은 8895만6700건에 달했다.
2위는 중국의 알리바바를 모기업으로 둔 라자다로 2021년 4분기 웹 트래픽이 2063만3300건을 기록했다. 3위는 베트남 기업 티키였는데 1786만6700건이었으며 센도, 뱃기아, 파도 등의 쇼핑몰이 뒤를 이었다.
◆윈마트의 디지털 전환 노력=마산그룹은 빈그룹으로부터 빈마트를 인수해 윈마트로 사명을 변경한 2021년 중반부터 다양한 디지털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일부 윈마트 매장에는 마산그룹이 인수한 전통차 및 카페 브랜드 ‘푹롱’의 차와 음료를 주문할 수 있는 키오스크가 설치돼 있다.
또한 통신사 별로 심카드 및 데이터 구매가 가능한 키오스크가 설치된 곳도 있다. 일반의약품(OTC)을 구입할 수 있는 키오스크 및 테크콤뱅크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서비스 관련 키오스크도 매장 곳곳에 마련해 소비자들이 마산 협력사의 키오스크를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마산그룹은 윈마트 및 윈마트플러스에 설치한 다양한 협력사의 키오스크를 통해 2025년까지 연간 3000만~5000만 명의 소비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며 분야별 키오스크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협력사와 고객 수 30%, 매출 40% 증대를 목표하고 있다.
마산그룹은 또한 2025년까지 전국에 3만 개의 윈마트 계열 소매점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베트남 소매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면서 연간 70억~80억 달러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마산은 소비자 및 개인 금용산업을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하는 플랫을 소유한 트루스팅소셜JSC의 지분 25%를 6500만 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이를 통해 마산은 통신, 개인 신용관리 및 그룹 계열사 포인트 계정을 통합한 레디에 100만 개의 신규 회원카드를 발행할 계획이다.
◆시사점과 전문가 제언=코로나19로 2021년 베트남 소매시장은 다소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작년부터는 모든 분야에서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현지 금융기업 관계자는 KOTRA 하노이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베트남 일용소비재(FMCG) 시장은 코로나19 유행 이전 수준으로 반등해 2019년 대비 5~10% 감소한 데 그쳤을 것”이라며 “베트남은 35세 미만 인구가 70%가 넘을 정도로 젊은 국가이기 때문에 소비재 판매 회복 및 고성장이 수월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한 바쁜 일상에서 등하굣길이나 출퇴근길에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하이퍼마켓, 편의점 및 전자상거래 쇼핑몰의 성장을 기대하는 한편 전자상거래 몰과 오프라인 매장의 옴니채널 운영체계가 발전해 오프라인 매장은 점차 줄어들고 전자상거래 몰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아직까지 오프라인 매장이 주도하는 베트남의 유통구조가 점차 온라인으로 이동할 것으로 내다봤다.
KOTRA 무역관은 “베트남 소매분야 진출을 희망하는 한국 기업은 앞서 진출한 국내외 경쟁사의 사업 확대 및 축소 동향을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면서 “우리 기업들은 제품 진출과 더불어 투자, 기술 이전, 플랫폼 협력 등 다양한 협력 방식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