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문구시장변화

 소득수준 향상이 소비 지출로 이어지면서 베트남 문구시장의 앞날이 밝다. 세련된 디자인과 다양한 제품 라인업이 갖춘 우리 기업이 있다면 베트남 시장의 문을 두드려볼 만하다.

○ 높은 잠재력=2019년 기준 베트남의 문구류 및 취미용품 시장은 1억1500만 달러였으며 문구류 주요 소비계층인 탄탄한 젊은 인구를 기반으로 향후 5년간 7%의 연간 성장률를 바탕으로 2024년에는 1억7500만 달러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물론 최근의 스마트 기술을 활용한 수업방식, 각종 에듀테크 및 전자 통신의 발전은 문구시장의 성장을 방해하는 요소이지만 주요 소비층인 0~55세가 인구의 85%를 차지하고 노트와 펜을 기반으로 한 교육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베트남 사회의 인식 등은 문구류 시장의 여전한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

○ 신구의 공존=요즘 한국에서는 1990년대 감성을 살린 ‘다이어리 꾸미기’가 유행이다. ‘다꾸’(다이어리 꾸미기), ‘떡메’(떡제본 메모지), ‘인스’(인쇄 스티커), ‘X공’(구멍 뚫린 다이어리) 같은 재미있는 용어들을 탄생시키며 20~30대 여성 위주로 생겨난 트렌드인데 베트남에서도 ‘뷸렛 저널(Bullet Journal)’이라는 한국의 다이어리 꾸미기와 비슷한 문화가 있다. 미국에서 건너온 시간 관리를 쉽게 해주는 스케줄러 작성법이지만 더 예쁘고 세련된 다이어리 작성법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를 위해 활용된 각종 문구류를 소개하기도 한다. 밋밋한 스케줄러에 색감이 있는 펜, 색지, 마스킹 테이프들을 활용해 보기 좋고 예쁘게 만든다. 아직까지 소수의 젊은 여성을 대상으로 한 취미생활이지만 새로운 취미생활의 탄생이 문구 시장에 지속적인 새로운 제품에 대한 개발 수요로 작용하고 있다.

현지 기업들은 소비자들의 특별한 수요를 잡기 위한 틈새시장용 상품도 계속 출시 중이다. 예를 들면 최근 소비자 건강과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를 올려줄 수 있는 맞춤형 문구류의 개발은 각 기업의 관심사가 됐다. 홍하스테이셔너리는 척추측만증의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초경량 척추측만증 방지 백팩을 출시했다. 무독성 플라스틱 재질로 만들어진 필통 또한 문구류와 밀접한 접촉이 잦은 어린 학생들을 위한 맞춤형 상품이다. 캥거루는 시력 보호용 책상 램프를 출시했으며 랑동벌브와 배큠플라스크는 전력 소비를 80%까지 절약할 수 있는 근시 방지 발광다이오드(LED) 램프를 선보였다.

이처럼 베트남에서도 문구 제품은 기본적인 사무용품뿐만 아니라 개인의 취향에 따른 맞춤형 제품, 고급사양으로 만들어진 제품, 디자인에 주안을 둔 제품 등 소비자들에게 여러 갈래의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소비자층의 범위가 상당히 넓고, 그 마다 제품에 대한 요구 사항도 상당히 다양하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전통적으로 베트남 기업이 생산 한 공책과 문구류를 선호한다. 하노이출판에 따르면 8~9월의 학용품 문구류 수요는 전월 대비 50~70% 폭증한다. 이에 따라 베트남 문구류 브랜드들은 다소 아쉬웠던 품질과 디자인을 점차 개선하면서 개학 시즌에 몰리는 높은 수요에도 불구하고 안정적 가격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베트남의 문구류 제조는 1950년대부터 시작됐으며 이 중 베트남의 국민 브랜드로는 티엔롱, 홍하, 벤응헤 3개를 꼽을 수 있다. 창업 초기에는 볼펜, 펜, 잉크, 종이 및 공책과 같은 기본 제품 위주의 시장이었지만 현재는 고객의 다양한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브랜드로 발전하고 있다. 티엔롱의 회장인 코 기아 토는 “베트남 전역의 6만5000개 이상의 유통망을 기반으로 해외 시장 개척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 베트남 땅을 밟은 수입 문구류=베트남의 국내 문구 브랜드들은 양호한 품질, 합리적 가격으로 안정적인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제품 포트폴리오는 아직까지 다양하지 않아 주로 펜, 공책, 기타 학습 도구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직까지 더 다양하고 고급화된 제품으로 발전해가는 과정 중에 있어 특이하고 고급스런 제품을 찾는 소비자층을 겨냥한 외국 브랜드들의 베트남 시장 진출 여지가 있다. 현재 베트남에서 수입되는 문구류들은 주로 중국산이며 다양한 디자인과 옵션을 제공할 뿐 아니라 품질도 좋고 가격은 국산 제품과 같거나 저렴한 편이다. 볼펜 제품만 해도 베트남산보다 수백 가지 종류, 다양한 색감 제공으로 고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대부분의 문구류 HS코드는 해당 기간 동안 평균 성장률이 60.7%로 높은 증가율을 시현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92610’(플라스틱으로 된 사무실 용품 또는 학용품), ‘4817’(봉투, 편지 카드, 종이 엽서 등), ‘4820’(여러 종류의 노트), ‘821410’(문구류 칼 및 연필깎이) 같은 품목은 대폭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주요 수입국으로는 중국, 한국, 일본, 인도 및 말레이시아가 순위권에 올랐으며 이 중 중국산은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와 값싼 운임료로 1위를 차지했다. 플러스, 코쿠요(일본), 델리(중국)는 베트남 제조시설에 투자했으며 이들의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타 국가로의 수출될 뿐만 아니라 베트남에서도 유통되고 있다.

일부 고가 브랜드의 인지도 상승 및 베트남의 가처분소득 증가는 명품 문구류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파커, 몽블랑, 피카소 같은 고급 외국 브랜드들은 전국 각지에 지점을 열었으며 고가의 펜, 가죽으로 된 노트, 문서 보관용 파우치 등을 판매하며 프리미엄 문구류 소비에 대한 니즈를 흡수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 그렇다면 우리 기업은?=베트남은 개발도상국으로 기존의 소비성향과 새로운 트랜드가 함께 공존하고 있다. 문구류가 누군가에게는 필수품이기도 누군가에게는 하나의 취미생활이자 사치품으로 여겨지고 있다. 또한 기술 발전이 기존의 전통적인 문구 시장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지만 노트나 복사지와 같은 일부 필수 제품들은 종이 기반 제품에 대한 지속적인 수요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전히 종이를 기반 제품은 여전히 다양한 기관과 교육기관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

최근 인기 TV 프로그램, 만화, 영화, 모바일 게임의 캐릭터가 등장하는 문구류는 젊은 소비층을 중심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므로 각 회사의 고유 브랜드 이미지뿐만 아니라 다양한 캐릭터와의 콜라보 제품으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특히 베트남 내에서 이미 가성비 좋은 자국 브랜드들의 다양한 문구류가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우리 기업들은 한국산 캐릭터와 세련된 디자인을 활용한 제품으로 소비자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제품으로 대응해야 한다.

한편 지난해 하노이에서 ‘제1회 학용품 및 사무용품 엑스포(Scofex Vietnam 2019)’가 열려 200여 개의 부스가 설치됐으며 전 세계에서 5000여 명이 참가했다. 이처럼 베트남에서 개최되는 문구류 전문 박람회 참가를 통해 소매업체들과 네트워킹하고 자사의 제품을 홍보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엑스포 일정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므로 관심 있는 기업은 웹사이트(http://scofex.com/)를 통해 일정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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