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020년 4월에 발표한 자료에서 우리 기업이 진출하기에 기장 유망한 유통시장으로 아세안 국가를 언급했다. 베트남(Vietnam), 인도네시아(Indonesia), 필리핀(Philippines) 3개 국가의 첫머리 글자 이니셜을 묶어 VIP라고 부르며 이들 국가는 진출이 유망한 국가의 대명사가 되었다.
특히 아세안 국가 중에서도 베트남의 소매시장은 우리 기업들이 관심을 가지고 진출하기에 매력적인 분야라고 평가했다. 최근 5년간 베트남 소매시장의 연평균성장률은 10.97%를 기록했다. 2019년 대베트남 무역흑자는 270억 달러를 넘었다.
베트남의 유통시장은 유망한 만큼 진입하는 신규 사업자도 많으며 치열하고 흑자경영이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1998년에 진출한 프랑스 카시노 그룹(Casino Group)의 빅씨(Bic C)는 태국기업에게 매각하고 철수했으며 또 다른 프랑스기업인 오샹(Auchan)은 점포를 베트남 유통업체 Saigon Co.op에게 매각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편의점이 증가하는 베트남에서 패밀리마트, 세븐일레븐, 서클케이 및 미니스톱과 같은 메이저 편의점 운영자들도 체인을 개발하는 초기 단계에서 여전히 손실이 발생하고 있으며 롯데마트도 이익으로 한 해를 마감해 본 적이 없다.
베트남 시장조사기업인 인포커스(Infocus Mekong Research)의 전무이사는 와의 인터뷰에서 베트남 진출 외국기업들의 실패 요인을 3가지로 요약했다. 실제 베트남의 가처분소득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소비자 바구니에 대한 품목 관리 이해 부족, 그리고 재산관리 경비, 임대료 및 인적자원의 과소평가다.
2019년 인구주택 센서스에 따르면 1인당 평균 소득은 전국평균이 약 3000달러이며 호치민시는 6670달러, 하노이는 5150달러이다. 근로자 대부분이 맞벌이임을 감안하면 가구당 소득이 1만 달러 이상인 지역은 대도시에 국한되고 있다.
베트남의 유통시장은 현대식 슈퍼마켓 및 편의점이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식료품은 여전히 재래시장(wet market)이나 집 주변의 소규모 상점에서 80%가 거래되고 있다. 단골 거래처인 이들 점포에서는 현대식 할인점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손님의 취향에 맞는 상품을 공급해 주고 있다.
식음료 외식업 시장에서도 베트남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이 실패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호주계열글로리아 진 커피, 이탈리아 계열 일리 카페, 한국 계열 카페베네 및 할리스커피 등은 철수했으며 스타벅스도 점포가 50개에 머물고 있다.
전문가들은 베트남이 아침에 커피를 마시는 습관으로 인해 가장 매력적인 커피 시장 중 하나라고 말했다. 커피 시장에서 성업 중인 브랜드는 쭝 응웬 레전드(Trung Nguyen Legend), 더 커피하우스(The Coffee House) 등 베트남 기업이 대부분이다.
베트남 기업은 베트남 사람들의 취향에 맞는 메뉴를 구성하고 경비를 절감하여 낮은 구매력에 맞도록 소비자 가격을 구성했다. 인테리어도 베트남 사람들의 편의성에 관점을 두고 디자인의 수준보다는 저렴하게 시공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베트남 온라인 시장조사업체 큐엔미(Q&Me)의 보고서에 따르면 패스트푸드 체인의 선호도는 KFC가 52%, 롯데리아가 30%, 피자헛(Pizza Hut)이 21%이다. 피자헛은 2017년 베트남 전역에 수십 개의 매장을 열기 위해 4천억 동(1739만 달러)을 소비했다. 누적 투자액은 수억 달러이며 적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증가하는 온라인 주문의 이용자를 대상으로 큐엔미가 선호도가 높은 배달업체의 선호도를 설문 조사한 결과는 Grab Food가 79%, Now가 56%로 2위, Go Food(41%), Baemin(15%), Loship(12%)이 뒤를 이었다. 응답자의 24%는 코로나19로 인해 처음으로 음식배달 서비스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주문은 앱(app)을 가장 많이 사용했으며 호치민시 사용자는 앱을 더 많이 사용하지만, 하노이 사람들은 소셜미디어나 전화 주문 비율이 높았다. 우수한 서비스와 빠른 전송으로 인해 배달 앱의 사용에 80%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코로나19가 재발하면서 전염병이 오랫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가 진정되기 전까지 줄어드는 매출을 늘리고 경비를 절감하여 기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사고를 넘어 좀더 적극적인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해 보인다.
코로나19 이후 배달영업은 외식업에서 새로운 영업수단이면서 경비를 절감하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점포영업을 할 수 없어 보완책으로 배달을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전략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경비를 절감하는 방안으로는 가능하면 점포를 나눠 일부만 사용하는 작은 점포 운영으로 임대료를 줄이는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 필요하다면 사업자가 연합하여 점포를 공용으로 운용하며 임대료를 절감하는 점포운영공영화방안도 아이디어가 될 수 있다.